이번 주 ‘여행’은 강원도 삼척시에 있는 덕풍계곡입니다. <한겨레> 여행 담당 김선식 기자는 계곡 물이 짙은 밤색인데, 맑아서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그 물에 발 담그자 기다렸다는 듯이 모여든 자그마한 몸뚱이의 물고기에도 반했다지요. 피난 온 이들 때문에 전쟁이 터진 줄 그제야 알았다는 이 지역 마을 사람들. 그만큼 오지 중의 오지라는군요.
너무 낯설어 두렵기도 한 오지는 여행지로 적당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지 여행가’ 노동효 작가는 생각이 다릅니다. 여행은 ‘고생, 고통, 힘든 일’이라는 겁니다. 오지만 한 여행지가 없겠지요. 그는 ‘관광’과 ‘여행’도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여행은 그 지역 속살은 제대로 못 본채 사진 몇장 남기는 관광이 아니라는 거죠. 관광이 인스턴트 음식이라면 여행은 집밥입니다. 하지만 관광이 여행 범주에 슬쩍 들어가는 바람에 여행의 진정한 의미가 퇴색하고 사라졌다는 겁니다. 노 작가는 사서 한 고생에서 진리도 깨닫고, 신의 축복도 발견한다고 말합니다. 그게 여행의 기쁨인 거죠.
노 작가는 ‘자신이 태어난 행성, 지구를 몸에 새기기’ 위해 지금도 여행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번 주부터 ‘노동효의 지구 둘레길’을 연재합니다. 낯설지만,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이어집니다.
여름휴가를 김선식 기자가 추천하는 덕풍계곡으로 갈까 합니다. 와인 몇 병 들고 가려 합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여럿 생산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시음해봤는데 ‘한국 와인, 그게 가능해? 화이트와인은 어찌어찌 만들어도 레드 와인은 힘들지’라고 생각했던 제가 부끄러워지더군요.
박미향 팀장 m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