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sub)는 ‘~아래’ 혹은 ‘하위’란 의미다. 흔히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주인공은 아니지만, 비중이 높은 조연을 ‘서브 주연’이라고 한다. 서브병은 서브 주연을 사랑하는 병에 걸렸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보통 서브 주연은 여자 주인공을 사랑하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는 역할로 주로 등장해 늘 고통받기 마련이다. 따라서 서브병은 애잔함, 애틋함, 안타까운 감성이 발동해 걸리는 병이다. 서브병 환자가 많은 것은 사랑의 실패에 대한 감정이입, 혹은 한결같음이 사라진 시대에 대한 심리적 보상이 아닐까 싶다.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