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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홍콩 공기 캔과 한국의 공기 캔의 차이

등록 2019-03-14 09:13수정 2019-03-14 20:57

향이네 식탁
하동군에 있는 의신마을. 김선식 기자
하동군에 있는 의신마을. 김선식 기자

제집 거실 찬장엔 작은 원통이 하나 있습니다. 영국이 영국령 홍콩을 중화인민공화국에 반환했던 때인 1997년의 홍콩 공기를 담은 통입니다. 한 손으로 잡기에 조금 큰, 가벼운 철제 통엔 22년 전 홍콩의 공기가 갇혀있지요. (믿거나 말거나!) 이 통은 당시 급변하는 홍콩의 시대상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나선 한 사진가가 기념이라면서 제게 선물한 것입니다. 차마 통을 따서 그 공기를 냄새 맡지는 못했어요. 설마 그 안에 당시 공기가 있겠나 싶기도 합니다. 중국인들의 상술이 놀랍기만 했어요.

그러다가 김선식 기자가 ‘공기 여행’’ 취재차 다녀온 한 마을 얘기를 듣고는 ‘세상에 공기로 장사하는 이가 또 있구나’ 했답니다. 순간 ‘봉이 김선달’인가 싶었죠.

내용인즉슨 이렇습니다. 남한의 가장 깨끗한 공기가 살아 숨 쉬는 마을, 의신마을. (의심마을이 아닙니다.) 마을이 있는 하동군과 한 캐나다 업체가 그 마을에 공기 캔 회사를 설립했다는 겁니다. 지난주 김 기자가 캔 한 개를 건넸습니다. 맛 기자로서 맛을 안 볼 수가 없었지요. 5점 만점에 몇 점 줘야 하나? 아무 맛도 없다면? ‘무미야말로 궁극의 맛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스팸 캔만큼은 아니더라도 뭔가 맛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머리에 떠돌더군요.

희한했어요. 맛이 존재하더군요. 통 위쪽의 버튼을 눌러 입안에 공기를 불어 넣자 수년 전 지리산 뱀사골 낙엽 위에서 불던 바람의 맛이 나더군요. 하여간 이 모든 게 다 미세먼지 때문입니다. 한국의 하늘이 영화 <블레이드 러너> 속 대기처럼 암울하지 않았다면 공기 캔 회사는 하동군에 지어지지 않았겠지요.

그렇다고 홍콩 반환 통 안 공기처럼 집안에만 갇혀 사는 것은 너무 불행합니다. 미세먼지를 피해갈 만한 ‘맑은 공기’ 여행지’를 김 기자가 찾아 나섰습니다. 이번 주말 여행지는 이곳으로!

박미향 팀장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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