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에서 앵스트(angst)는 삶에 대한 불안, 고뇌를 말한다. 과거 일본 만화가 세계로 확산되면서, 앵스트는 ‘작중 분위기나 인물 관계, 스토리의 특성을 표현하는 용어’로 만화 팬 사이에서 주로 쓰였다. 예컨대 연애 이야기가 주가 되는 만화에서 주인공들의 관계가 불안정할 때 ‘앵스트 애니’(angst anime)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이 앵스트가 국내에서는 ‘앵슷’이라는 줄임말로 사용되고 있다. 보통은 주인공의 불안, 우울, 초조, 긴장감이 두드러지는 등, 전체적으로 어둡고 피폐한 분위기를 띈 만화를 가리킬 때 쓰인다. “연말에 좀 우울하네요. 앵슷 작품 추천해줘요.” 만화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런 요청 글을 읽는 게 어렵지 않다.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