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바빠서 헐랭한 정신 상태야”라는 문장에서 ‘헐랭’은 ‘헐렁하다’의 사투리 격인 신조어다. 그러나 “헐랭, 처음 보는 건데 맛있나?”라는 말에서 ‘헐랭’은 감탄사다. 이 신조어의 유래를 보면 ‘헉’에서 ‘헐’로 이어져 ‘헐랭’까지 온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서 ‘헉’은 예기치 않은 놀람을, ‘헐’은 놀람과 혀를 차는 느낌의 결합을 뜻한다. ‘헐랭’은 놀람에 찬탄의 감성이 들어있다. “헐랭, 너무 이뻐!” 이런 식이다. 흥미로운 건 헉, 헐, 헐랭의 놀람 3종 세트가 지금 다 살아 움직이는 말이라는 것이다. 헐랭은 은어, 유행어를 넘어 감탄사가 부족했던 한국어 표현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트렌드연구소 김경훈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