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최장 시간 진행된 개기월식. 27일(현지시각) 밤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트에서 관측된 개기월식 진행 모습. 이번 개기월식은 총 1시간 42분 57초가 걸려 21세기에 나타나는 개기월식 가운데 가장 긴 시간 진행됐다. AFP연합뉴스
노동효 여행작가는 파란별 지구를 샅샅이 뒤져 안 가본 곳이 없는 탐험가입니다. (물론 번쩍이는 대도시는 제외랍니다.) 산텔모(부에노스아이레스)와 카보폴로니오(우루과이), 들어나 보셨나요? 외계어 같죠? 이런 생경한 이름의 오지뿐만 아니라 ‘볼리비아령 안데스산맥 해발 2000m 숲’ 같은 데도 다녔죠. 때로 다치고 발이 곪아도 지구별 여행을 멈추지 않았지요. 파란별을 가장 사랑하는 지구인은 그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재밌습니다. 지난주 저녁 식사에서 뜻밖의 얘길 하더군요. 죽으면 자신의 뼈를 지구에 묻을 생각이 없다고 하더군요. “곧 우주에 갈 수 있을 것”이란 말과 함께요.
요즘 노 작가처럼 별을 사랑하고 동경하는 이들이 꽤 많습니다. 그들을 ‘우주 덕후’라고 구별 짓기에는 숫자가 제법 됩니다. 7월28일 밤, 개기월식 때 돗자리와 망원경을 들고 폭염이 점령한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이들의 얘기가 뉴스를 채웠지요.
최근엔 유튜브 시트콤 영상 ‘오늘 점심은 일식’을 제작한 천문 우주 콘텐츠 플랫폼 ‘우주라이크’도 있다는군요. 배우 하지원이 출연한 <티브이엔>(tvN) 예능 프로그램 <갈릴레오:깨어 있는 우주>도 화제고요, 아폴로 11호의 우주인이 달에 첫발을 디딘 지 50주년이 되는 2019년엔 한국에서도 <마션> 같은 영화가 개봉된다고 하는군요. <1번가의 기적>, <해운대>, <국제시장> 등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의 <귀환>과 <신과함께> 1·2편의 감독 김용화가 메가폰을 잡은 <더문>이 그것들입니다.
우주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는데 ESC가 가만히 있을 순 없지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말이죠. 여행길 허기를 채울 우주식도 준비했답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