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코리아 2017’ 현장. 울트라 코리아 제공
자신이 송두리째 거절 당하면 세월이 흘러도 좌절감은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몇 년 전입니다. 서울 강남의 한 유명한 클럽에 반들거리는 까만 옷을 차려입고 간 적이 있습니다. “아줌마,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덩치가 산 만한 ‘깍두기’가 감히 저를 막아섰죠. “아니, 그게 아니라~”, “이러지 마세요. 가세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고요~형님!” 저의 몰골이 세련된 그곳의 물(?)을 흐릴 게 뻔하다고 생각한 거죠. 여차여차해서 취재 온 것을 밝히고 결국 들어갔습니다. 홀엔 20대들이 최근 외계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는 낙지처럼 흔들고 있더군요. 전 그들과 하나가 될 수 없었습니다. 열 살 이상의 나이 차. 극복하기 어렵더군요.
최근 또 “아줌마, 이러시면 안 되지”란 소리를 들었습니다. 지난주 제주에서였습니다. 제주 흑우를 너무 몰입해 취재하는 바람에 현장을 세세히 담던 방송사 카메라를 제 등짝이 덮은 겁니다. 같은 직업군인 듯, 아닌 듯한 그들과 전 또 하나가 될 수 없었습니다. ‘아줌마=거절’이 제 몸에 타투처럼 새겨졌지요. 그렇다고 평생 그 문신을 달고 살 순 없습니다.
지난날 클럽에서의 ‘거절’은 이번 호 ‘이디엠’(EDM.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을 소개하는 거로 지우기로 했습니다. 발랄, 유쾌, 당당…. 어떤 단어로도 그의 감성을 다 드러낼 수 없는 이정연 기자가 20~30대의 시퍼런 ‘청춘 음악’을 소개합니다. “이디엠이 뭐야?” 50대 장년인 이병학 선임기자가 저의 강요로 떠밀리다시피 이디엠에 맞춰 춤추는 체험도 했고요, ‘포근포근’ 포그니 기자는 패피도 모르는 ‘이디엠 패션’을 소개합니다. 여기에 퐁당 빠지면 아마도 예전 클럽에서 ‘한춤’한 20대와 같아지겠죠. 방송사 카메라맨들의 거절은요, 글쎄요, 이건 그냥 거부 당하고 말렵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누구도 비난할 자격은 없겠죠.
박미향 팀장 m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