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케나란 사진가가 있습니다. 우리에겐 그윽한 ‘솔섬 사진’으로 유명한 이죠. 사진가들은 때로 이해하기 어려운 원칙을 정하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의 카메라에 절대 사람을 담지 않는다는군요. 풍경에 사람이 들어가면, 상상력을 제한받는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물론 동의할 순 없지만, 살다 보면 우리는 사람으로 인해 여러 가지 상처와 분쟁을 겪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조금은 수긍이 가는군요. 사람이 선이자 악이기도 하니까요. 이번 호는 사람들 간 생기는 다툼을 해결하는 방법, 소송을 다뤄봤습니다.
2주 전 제트(Z)를 마지막으로, 알파벳 키워드 시리즈가 끝났습니다. 많은 분이 “이제 그럼 무엇으로 해?”란 질문을 하더이다. 더 많은 생활정보와 더 발 빠른 트렌드 소식을 전할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커버 키워드로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선택했습니다. 3~4주간 각종 포털에 뜨는 ‘실검’과 ’연관 검색어’ 중 ESC가 다뤄볼 만한 것들을 골라 깊이 파보기로 했습니다.
개편하는 김에 ‘재미충전소’도 조금 바꿨습니다. 만화가 김태권이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육식에 빠져드는, 낄낄거릴 얘기를 보내왔고, 시인 이우성은 지구가 망하기 전 꼭 봐야 할 ‘젊은 전시’를, 방송인이자 패션 칼럼니스트인 신동헌은 자동차에 관한 얘기를 곧 들려줄 예정입니다. ‘백승영의 시사 숨은그림찾기’도 무료한 일상에 소소한 재미를 드릴 예정입니다. 맞히시는 독자분껜 풀무원 4종 라면 세트를 드립니다.
설이 지나면 음악평론가에서 명리학자로 삶을 바꾼 강헌이 말랑말랑한 운명 얘길 할 예정입니다. 3월부턴 <한국방송>(KBS)의 ‘미제사건 전담반 끝까지 간다’의 방송작가로 활동한 조수진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엑스파일’을 조심스럽게 열 예정입니다.
눈 쌓인 평창 사진이 있는 마이클 케나의 전시를 보면서, 새 옷으로 갈아입은 ESC가 더 많은 독자님께 즐거움으로 다가가길 기대해봅니다.
박미향 팀장 m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