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행지에서 독특한 가게를 발견하면 방앗간을 발견한 참새처럼 들어가기 마련이다. 홍대입구역 6번 출구 인근에 이런 가게가 지난 몇 년 사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싶을 만큼 반짝거리는 가게들이다.
비엔비트웰브: 세련된 최신 패션의 현주소
화려한 쇼룸이 발길을 붙잡는 ‘비엔비트웰브’(BNB12·‘불나방한테 12 걸지 마’란 뜻)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패션디자이너 박정상씨와 최정민씨가 연 매장이다. 이들의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인 비엔비트웰브는 지난해 가을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선을 보여 주목받았다. 서울숲 연못 위에 무대를 만들고 살수차를 동원해 비를 뿌리는 등 매우 창의적인 구성으로 화제가 됐다. 이곳에선 이들의 개성이 묻어난 옷들을 구매할 수 있다. 한쪽 벽에는 컬렉션 동영상이 나와 흥미를 돋운다. (신촌로2안길 40/02-3141-1117)
스탬프마마: 찍고 또 찍어 작품 만들기
2000가지의 스탬프가 모여 있다. 나무부터 플라스틱까지 소재도 다양하다. ‘생일 축하해’ 등의 메시지를 담은 스탬프도 있고, 개인 맞춤 스탬프 제작도 가능하다. 섬세한 선으로 수놓아 만든 동물 스탬프는 선물용으로 인기다. 스탬프 강좌도 한다. (와우산로37길32/02-3142-0971)
안서당 & 멍멍토이: 애니메이션 덕후의 천국
“굿즈(캐릭터 상품)의 천국이죠.” 서울 면목동에 사는 중학생 이승아양은 친구 박수빈양과 지난 5일 이 가게를 찾아와 일본만화 <하이큐> 캐릭터 상품 여러 개를 사며 이렇게 말했다. 이곳엔 디즈니·지브리 애니메이션, 마리오, 포켓몬 등 1000여가지의 캐릭터 상품이 있다. 김진주(33)·김다나(28)·김우주(28)씨가 동업하는 가게로 이들 모두 청소년기에 애니메이션에 푹 빠졌다고 한다. 10대들 사이에서는 성지로 소문난 곳이다. 손님이 몰릴 땐 원활한 구경과 쇼핑을 위해 입장 인원을 제한해, 대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신촌로6길 17/02-3144-4762)
인야: 중국차가 이끄는 향긋한 세상
차도 팔지만 중국 전통옷을 입고 우롱차 등을 즐기는 문화체험도 할 수 있는 곳이다. 논어 필사와 중국차 아카데미도 운영한다. 대표 조은아(31)씨는 중국 정부 소속 다예사로, 중국차 전문가다. <중국차 이야기> 등 책도 3권이나 출간했다. 경영학을 전공했으나, 10대 때 빠진 차의 매력을 잊지 못해 대학을 휴학하고 2년 반 동안 중국 광둥성과 푸젠성 등에서 차 공부를 했다. (신촌로2안길12/02-3141-0915)
글·사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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