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주말 어쩔거야
명상을 시작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그래 봤자 ‘명상계’에선 명함도 못 내밀지만) 어릴 때부터 영적인 문제나 마음의 평화를 강조하는 ‘그쪽 동네’를 좋아하긴 했지만 선뜻 배워볼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명상을 배웠다. 그 뒤 전쟁 같은 일상 속에 가끔 고요한 시간을 가지며 수행의 맛을 조금 보기도 했다.
가장 큰 수확은 ‘도반’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들은 남을 앞서기보다 뒤따르려 노력했고, 나보다 남의 행복을 기원하는 데 힘을 쏟았다. 맛난 것은 양보하고 자신은 험한 것을 먹으려 했다. 10년 동안 우린 가끔 서로 상처를 주고받기도 했지만 대체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그럭저럭 따뜻한 관계로 좌충우돌 살아왔다. 나와 남이 다르지 않다며 성찰하려 했고, 우주가 하나로 연결됐다는 걸 되새기며 살아왔다. ‘도’가 확 터진 건 아니라도, 우리 서로 그렇게 여기며 노력해온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말엔 그들을 만나러 간다. 부처님이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은 이 혼탁한 세상의 ‘석가탄신일’에 그들을 만날 것이다. 사실 늘 부족한 내게는 그들이 부처님이나 같다.(김 목사님, 죄송!)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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