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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고 가는 맛

등록 2013-02-06 18:09

[매거진 esc] 주말 어쩔거야
얼마 전 아내와 ‘눈꽃 환상열차’를 탔다. 아침 9시에 서울역을 출발해 추전역, 승부역, 단양역을 거쳐 밤 10시께 돌아오는 당일치기 여행이다. 강원도 추전역은 해발 855m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역’이고 경북 봉화의 승부역은 자동차로는 갈 수 없는, 때가 묻지 않은 역이다.

추전, 승부, 단양의 승경은 눈씻음. 추전역에서 바라보는 매봉산의 풍차, 승부역 출렁다리가 아름답다. 단양역 풍물시장 잔치국수 맛도 일품이다. 하지만 12시간이 넘는 여행 중 세 곳에서 머무는 시간은 불과 세 시간 남짓. 기념사진이라고 해도 무수한 사람들이 섰던 그 자리, 그 모양이다. 눈도 기대만큼 쌓이지도 않았다. 나머지 아홉 시간은 궁둥이가 짓무를 정도로 자리에 앉아 있어야 했다.

그래도 지겹지 않았던 것은 철도역사 속으로 들어갔기 때문. 경원선(서울역~청량리), 중앙선(청량리~제천), 태백선(제천~백산), 영동선(백산~영주) 등 네 개의 철길을 경유한다. 한강변으로 난 서울역~청량리 구간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열차가 다니지 않는다. 중앙선은 화물수송을 위해 일찌감치 전철화한 노선이다. 영동선, 태백선은 단선이라 마주 오는 열차를 피해 가끔씩 멈춘다.

무엇보다 아내와의 대화.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는 했어도 그토록 길게 이야기를 나누기는 까마득하다. 그동안 주말에도 취재한다, 기사 쓴다며 대면할 일이 없었다. 그래, 여행은 오고 가는 것 자체가 목적이야.

임종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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