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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이모라도 좋다

등록 2012-11-14 18:05수정 2012-11-14 18:19

[매거진 esc] 주말 어쩔거야
목욕을 했다. 아주 정성스럽게 밀고 닦고 화장품도 발랐다. 토요일 오후 그 녀석을 만나려면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띵똥, 벨을 눌러 그 녀석 집에 들어갔다. 역시 그 녀석은 쿨하다. <무한도전>에 빠져 본 체도 안 한다.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인 조카는 깔끔한 여자아이다. 얼마나 섬세한 코를 가졌는지 명절에 만나면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한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이모, 냄새나!” 그야말로 ‘헉!’이다. <무한도전>이 끝날 때쯤 기회가 왔다.

아이패드를 만지작거리는 조카에게 다가갔다. “뭐 해?” 아이패드에는 재미있는 앱이 있었다. ‘바보 테스트’ 나도 해보겠다고 나섰다. 테스트는 총 3단계. 1단계를 조카는 한 번에 통과했다고 한다. 이런 식이다. 가장 큰 동그라미를 누르세요, 파란색을 네 번 누르세요, 6자를 모두 찾으세요 등. 그야말로 뇌란 걸 가진 이라면 다 통과할 수 있는 테스트다. 또 ‘헉!’ 괴성을 지르는 상황이 펼쳐졌다. 그 쉬운 시험에 계속 미끄러지다니! 조카는 깔깔 웃기 시작했다. 내 곁으로 바짝 다가와 붙었다. 역시 인간은 자신보다 떨어져 보이는 이가 친근한가 보다. 결국 2단계에서 멈췄다. 인내는 한계에 부닥쳤다. 이번엔 조카가 “이모, 숨바꼭질하자”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기회가 또 왔다. 이모의 바보행진이 또 이어졌다. 조카를 찾아내는 데는 평균 10분 걸렸다. 조카는 나를 3분이 채 안 돼서 찾아낸다. 어둑해져 문을 나서자 조카는 “이모 내일도 와!”라고 외친다. 복잡한 머릿속은 조카 덕에 말끔히 맑아졌다. 주말은 이렇게 보내는 게 최고!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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