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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스토리 ②

등록 2011-10-06 15:35

라스베이거스 MGM그랜드 호텔 야경.
라스베이거스 MGM그랜드 호텔 야경.
[매거진 esc] 김형렬의 트래블 기어
가늘고 긴 여자의 다리는 남자들에겐 치명적이다. 때론 목숨을 담보하기도 한다. 벅시가 그랬다. 남자들은 일생일대의 명운을 거는 일에 자기의 여자를 떠올린다. 벅시는 버지니아 힐의 다리를 너무나 사랑했다. 그녀의 매혹적인 자태는 홍학(flamingo)과 빼닮았다. 더 스트립 최초의 럭셔리 호텔카지노 이름은 ‘플라밍고’가 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그녀의 별장에서 최후를 맞았으니 벅시의 야망은 플라밍고에서 시작해 플라밍고에서 끝난 셈이다.

벅시가 불을 댕긴 호텔카지노 사업이 잭팟을 터뜨리자 이를 계승한 라스베이거스 ‘전설의 삼인방’이 등장한다. 1966년 8월5일 플라밍고를 구닥다리 창고쯤으로 여긴 도박사 제이 사노가 2500만달러짜리 시저스 팰리스를 오픈한다. ‘이곳에 오는 모든 사람들은 시저 황제가 된다’가 모토였다. 개장 첫주부터 시저스 팰리스는 4200만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도박 기록을 세우며 라스베이거스 기록들을 갈아치운다. 뒤이어 그는 카지노호텔 ‘서커스 서커스’를 개장했다. 그는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에 테마파크를 도입한 선구자였다.(비운의 복서 김득구 선수가 올랐던 곳이 시저스 팰리스 특설링이었다)

커크 커코리언은 비행기 조종사였다. 중고 비행기 사업으로 종잣돈을 마련한 커코리언은 도박사들을 따라 도박에 재미를 붙였다. 그는 첫 작품으로 ‘플라밍고’를 사들였고, 더 스트립이 아닌 곳에 1500개의 객실을 갖춘 6000만달러짜리 ‘인터내셔널’을 개장하여 연타를 날렸다. 커코리언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닥터 지바고>의 엠지엠(MGM)영화사를 인수했다가 맛본 할리우드에서의 실패를 만회하려고 1억2000만달러짜리 ‘엠지엠그랜드’ 호텔을 지어 장외홈런을 날렸다.

“카지노에서 돈을 따고 싶으면, 카지노를 소유하면 된다”는 명언을 한 스티브 윈! 20대에 가업(?)인 빙고게임장을 운영했던 윈은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에 ‘골든 너깃’을 재건축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1988년 ‘미라지’로, 100만달러 이상 거는 도박사들에게 스위트가 딸린 초호화 레지던스를 제공하여 대성공을 거둔다. 소설 <보물섬>의 버커니어베이 전투를 테마로 한 ‘트래저 아일랜드’, 이탈리아 코모 호수에서 영감을 얻은 16억달러짜리 ‘벨라지오’를 히트시킨다. 성공 가도를 달린던 윈은 2000년 2월 미라지리조트 그룹을 커크 커코리언의 엠지엠에 61억달러에 매각해버린다. 그 뒤 자신의 이름을 딴 호텔 ‘윈’을 아내의 생일에 맞춰 오픈하며 재기했고, 다시 앙코르 호텔을 지어 완벽히 부활하였다.

라스베이거스 스토리는 끝이 없다.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인간의 본성을 닮은 도시다.

글·사진 호텔자바 이사 www.hotelja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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