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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인민박집 유감

등록 2011-09-01 16:24

영국 런던의 한 한인 민박집 입구. 이 아파트의 집 한 채를 전세 얻어 하는 비정상 영업이라 간판 등이 없다.
영국 런던의 한 한인 민박집 입구. 이 아파트의 집 한 채를 전세 얻어 하는 비정상 영업이라 간판 등이 없다.
김형렬의 트래블 기어
얼마 전 해외 한 민박집에서 일어난 성추행 사건이 인터넷을 달궜다. 7월 초 이탈리아 로마의 한 한인 민박집에 투숙했던 여학생이 주인에게 강제로 신체접촉을 당했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인터넷 카페에 사건 전모를 올리며 알려지게 되었는데, 더 놀라운 건 민박집 주인의 행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해외 한국인 민박집이 언제부터 생겼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다. 대부분 해외여행 자유화(1989년) 이후 90년대 초반부터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듯하다. 필자는 1993~95년 일본 도쿄의 민박집 정보를 수집한 적이 있었다. 이때 신주쿠 ‘JR 오쿠역’ 근처 쇼쿠안도리에는 수십곳의 한인 민박집이 있었고, 교민 정보지를 통해 광고영업을 하고 있었다.(쇼쿠안도리는 요즘 도쿄에서 한류의 메카로 알려져 있음.) 또 당시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떠났던 유럽 배낭족들에게, 싸고 편한 한인 민박집 경험담은 가장 인기있는 여행정보였다. 일본과 유럽처럼 물가가 비싼 나라를 여행하는 일군의 여행자들이 방값 아끼고, 김치와 밥도 먹고, 한국말로 현지 정보도 얻을 수 있는 한인 민박집들을 드나들면서 입소문과 피시통신, 가이드북 등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담뱃값이 매우 비싼 영국의 경우 우리나라 면세점에서 담배 한 보루를 사가면 한인 민박집에서 하루를 공짜로 재워줬다는 얘기도 나왔었다.

하지만 한인 민박집은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게 사실이다. 상당수의 민박집들이 해당 국가의 숙박업 등 관련 법률에 저촉되는, 신고되지 않은 불법 업소들이다. 주인들도 현지에 뿌리내린 교민들이 아닌 단기 체류자나 유학생, 심지어는 중국 출신 ‘조선족’들인 경우도 있다. 이들은 1년 단위로 아파트나 주택을 세내어 인터넷을 통해 모객을 한다. 1년 뒤엔 사라져버리는 메뚜기들도 있어, 사고가 생기면 법적·금전적으로 어떤 보호·보상도 받을 수 없다.

민박집을 이용하는 여행자들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해외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우리와 다른 문화적 체험이다. 한인 민박집을 찾아서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여행자들과 어울린다면 여행의 매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한인 민박집에서 밤늦도록 소주 파티를 하고 고스톱을 치다가 신고당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고 한다.

비용 측면에서도 민박이 반드시 더 싼 것도 아니다. 민박집 1인 요금은 현지 호스텔 요금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둘이 함께 여행할 경우엔, 중저가 호텔 트윈룸이 민박집 도미토리 2인 요금보다 훨씬 싸고 편안할 수 있다. 되도록이면 한인 민박집은 피하는 것, 지도 밖으로 여행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글·사진 김형렬 호텔자바 이사 www.hotelja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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