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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갤탭, 매력적이나 2% 부족

등록 2011-01-13 14:33수정 2011-04-28 11:37

아이패드·갤탭, 매력적이나 2% 부족
아이패드·갤탭, 매력적이나 2% 부족
[매거진 esc] 이응일 감독의 디지털 불청객
‘애플빠’의 양대 태블릿 피시 전격 비교 체험


이응일 감독의 디지털 불청객
이응일 감독의 디지털 불청객
지난해 한국형 공상과학영화 <불청객>으로 영화계에 잔잔한 파도 일으켰다. 극장에 영화 걸면 돈 많이 벌 줄 알았으나 웬걸. 불합리한 영화배급 시스템에 막혀 돈벼락은커녕 돈방석도 구경 못했다. 그래서 시작했다 한다. ‘생계형 글쓰기’.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절묘하게 뒤섞인 특수효과를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어낸 ‘빛나는 천재성’으로 디지털 제품들을 한달에 한번씩 품평해 볼 계획이다. 기대하시라.

아이폰과 맥북의 매력에 빠져 이른바 ‘애플빠’가 되어가던 필자는 갤럭시탭을 아이패드의 모방작쯤으로 치부했다. 그러다가 자칭 컴맹인 한 ‘갤탭녀’로부터 갤럭시탭에 무척 만족한다는 말을 들었다. 한편 아이폰·아이패드의 인터넷폰 ‘바이브’로 전화를 걸어 아이패드를 질렀다고 전해온 ‘아이패드남’도 등장했다. 솔깃해진 필자는 편견 없이 둘을 비교해 보기로 결심했다. 인터넷 검색으로 그들의 면모를 충분히 익혔으니 직접 보더라도 지름신의 유혹에 맞설 수 있다는 각오가 있었다.

드디어 약속한 휴일, 카페에서 아이패드남을 만났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느긋하게 아이패드를 만지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된장남’이었다. 아이패드의 첫인상은 소문대로 무척 잘 빠졌고, 아름답기까지 했다. 10인치의 큼지막한 화면을 넘길 때의 반응은 손끝에 착 달라붙듯 즉각적이었다. 운영체제인 iOS가 4.2 버전으로 바뀌면서 한글 입력 문제도 해결됐고 멀티태스킹도 잘된다.

기본 내장된 사진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시켰다. 사진 폴더가 확 펼쳐지거나, 스크롤바를 훑으면 사진이 후루룩 넘어가는 것이 유쾌하다. 이렇게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애플의 강점이다. 실제로 선배가 아이패드에 가족사진을 잔뜩 넣어두고 어머님께 사용법을 알려드렸더니 금방 배우시더란다. 음악을 재생하자 하단의 작은 스피커에서 꽤 큰 소리가 나온다.

이번엔 메모장을 열었다. 터치식 가상키보드에 익숙한 필자는 나름 빠르게 칠 수 있으나, 선배는 아직 오타가 많단다. 노트북만큼 빠르진 않아도 이메일이나 짧은 글은 카페에서 충분히 칠 만했다. 또한 요즘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세 아닌가? 클라우드 서비스인 ‘드롭박스’를 쓰면, 피시에서 작업한 오피스 문서를 폴더에 던져넣기만 하면 어디서든 아이패드에서 쉽게 열어볼 수 있다. ‘퀵오피스’ 등의 유료 앱으로 문서를 수정할 수도 있다.


잠시 써보는 것만으론 아쉬워서 강탈하다시피 아이패드를 하루 동안 빌렸다. 지하철 안에서 시크한 된장남처럼 아이패드를 써보았다. 소문만큼 무겁진 않았지만 워낙 커서 북적이는 지하철에서 편하게 보기에는 무리였다. 인터넷 브라우저인 사파리를 눌렀다. 3G로 이동중 웹서핑도 무리 없이 잘된다. 다만 광고 배너처럼 플래시로 구현된 정보는 표시되지 않는다. 또한 동영상 지원 코덱이 제한돼서 흔히 보는 디빅스(DviX) 파일 등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구입·설치하지 않으면 재생 불가다. 애플의 전용 콘텐츠 서비스인 ‘아이튠스’가 한국에서도 개시된다면 유료로 영화를 쉽게 볼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그럴 것 같지 않다.


아이패드, 잘 빠지고 쉽고 간편하지만 지하철에선 무리

바쁘게 달려간 곳은 갤탭녀의 집. 카카오톡으로 문자를 보내며 한가로이 벅스뮤직을 듣는 그녀에게 볶은 커피콩을 건네며 받아든 갤럭시탭. 아이패드와 나란히 놓고 비교했다. 7인치 화면이라 한손으로 쥘 수 있다는 점이 맘에 든다. 겉으로 드러나는 만듦새도 단단했다. 터치 반응은 부드러웠으나 아이패드보다는 살짝 부족했다.

갤럭시탭만의 차별점은 일단 일반전화가 된다는 것. 통화품질이나 사용성은 흠잡을 데 없다. 하지만 인터넷 유머에 이른바 ‘쓰레빠폰’이라 회자되듯 다소 큼지막한 이 녀석을 들고 전화하는 것은 어색하다. 그래서 기본 제공되는 이어폰이나 별도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쓰는데, 아무래도 이동중에 전화를 걸기는 불편하다고 한다. 당연히 문자메시지도 된다. 아이패드와 같은 쿼티 배열의 가상 키보드를 쳐 보았다. 아무래도 7인치 화면은 자판으로선 좀 작은 것 같다.

그녀가 디엠비(DMB)가 안 된다고 푸념하기에 모퉁이에 수줍게 숨어 있는 디엠비 안테나를 꺼냈더니 깨끗하게 잘 나온다. 동영상의 경우 대부분의 코덱을 지원하기에 에스디(SD)카드(확장 메모리)에 담아서 꽂기만 하면 곧바로 영화나 드라마를 즐길 수 있다. 또한 갤럭시탭은 전후면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서 사진을 찍거나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 사진의 품질은 똑딱이 카메라 대용으로 쓸만했다.

그리고 눈에 띄는 것은 프라임 영한·한영사전과 국어사전, 아이나비가 기본 내장되어 있다는 점. 기기 값만 단순 비교하면 갤럭시탭이 아이패드보다 비싼데 이렇게 사전류와 내비게이션이 기본으로 제공된다면 이해할 수 있겠다.


아이패드 vs 갤럭시탭 (※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갤럭시탭, 내장 사전·내비게이션 매력 있지만 복잡하고 어려워

그러나 한 가지 곤란한 점이 드러났다. 선배가 아이나비 초기 설치 방법이 복잡해서 한번도 쓰지 못했다는 거다. 우선 아이나비 홈페이지에 가입한 뒤, 별도 컴퓨터에 관리 프로그램을 깔고, 갤럭시탭 유에스비(USB) 드라이버를 컴퓨터에 설치하고, 지도를 내려서 에스디카드에 저장하고… 하는데 음… 결국 필자도 두 손 들었다. 물론 찬찬히 따라하면 못할 게 없겠지만, 컴퓨터보다 편하게 쓰고자 탄생한 태블릿이 컴퓨터만큼 복잡해서야 쓰겠는가. 그밖에도 갤럭시탭은 초기 버그라 할 만한 크고 작은 불만사항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 있는데 차차 개선될 것이라 믿는다. 사용자들은 이런 자잘한 부분에서 감동하거나 실망하는 법이다.

정리하자면, 아이패드는 집에 두고 전자책과 디지털 사진첩으로 쓰기에, 갤럭시탭은 내비게이션과 피엠피(PMP) 등 휴대용 기기를 대체하기에 적합한 것 같다. 또는 아이패드는 무게는 상관없다는 백팩 멘 남자들에게, 갤럭시탭은 가벼운 차림의 핸드백 든 여자들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

또한 애플 앱스토어의 4만여개에 이르는 다양한 아이패드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골라 쓰고 싶다면 아이패드를 추천하고, 추가 비용 없이 사전·내비 등 필수 앱만 쓰고 싶다면 갤럭시탭으로도 충분할 수 있겠다.

둘 다 매력이 있지만 첫 태블릿 모델이고 개선의 여지가 있다. 또한 전화기도 아닌데 3G 모델의 경우 양쪽 다 통신사의 2년 약정에 묶여야 하는 점도 의아하다. 아이패드는 다음 모델에서 전후방 카메라를 장착한다는 소문이 있고, 갤럭시탭도 태블릿을 공식 지원하는 차차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허니콤’ 탑재 모델이 나올 것이다. 여기에 가칭 ‘엘지패드’ 등도 올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니, 아직 군침만 흘린 필자 같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기다려진다.

옛 선비들은 서안이 없으면 개다리소반이라도 받치고 책을 읽었다 한다. 너무 재지 말고 각자 필요한 것을 찾아서 쓰면 될 일이다.

글 영화감독·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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