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20년 전과 지금의 도쿄

등록 2010-12-23 11:15

도쿄판 남대문 시장 ‘아메요코’. 김형렬 제공
도쿄판 남대문 시장 ‘아메요코’. 김형렬 제공
[매거진 esc] 김형렬의 트래블 기어
일본 도쿄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도시였다. 세계 제2 경제대국의 수도로, 엑스(X)-재팬의 색깔 있는 대중문화의 중심지로, 혹은 우리에게는 서양 근대 문명을 입수하는 통로로서 도쿄는 오랫동안 아시아 한가운데 서 있었다.

지난주 도쿄를 다녀왔다. 1989년 외국여행 자유화 첫해부터 여행자로서 들락날락했으니 20년 동안 한 도시를 봐온 셈이다. 도쿄를 처음 찾았던 그해, 서울의 지하철 1구역 요금이 120원이었을 때 도쿄의 대표 전철 제이아르(JR) 야마노테선은 세 정거장쯤 가는 데 100엔이었다. 그 요금이 지금은 130엔 하니 20년 동안 30% 올랐을 뿐이다. 그사이 서울 지하철 요금은 1000원으로 8배 이상이 뛰었다. 어느 전철역 입구에서나 볼 수 있는 덮밥집 체인점 ‘요시노야’(吉野屋)에서 파는 ‘가쓰동’(돈가스덮밥)도 여전히 500엔 정도면 한끼를 때울 수 있다. 주말마다 나들이객으로 북적거리는 ‘우에노공원’과 그 앞에 있는 도쿄판 남대문시장인 ‘아메요코’도 인파가 넘치기는 똑같았다.

물론 변한 것도 있다. 노랑머리, 금발이 더 많던 롯폰기 네거리의 이국적 분위기는 ‘미드타운’과 ‘롯폰기힐스’의 모더니티에 잠식당한 듯했고, 아키하바라에 기세 좋던 네온사인 가전양판점들은 이젠 내 관심을 끌기에 역부족이었다. 20년 전 골목 구멍가게 겹겹이 쌓인 재고 속에서 겨우 발견했던 삼성 제품이 일본 최대의 통신회사와 손잡고 대형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것도 상전벽해다. 전철역마다 병기된 한글 안내문과 서점에 깔린 케이팝(K-POP) 매거진을 마주치며, 일본 대중문화의 침공(?)을 걱정했던 때가 새삼스레 떠오른다. 반면 공중화장실에서 여전히 좌변기보다는 수세식이 더 많아 보인다거나 신용카드를 받지 않는 상점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은 의외였다.

하지만 도쿄는 여전히 여행하기에 편리하고 재미있는 도시다. 새벽 4시께부터 밤 1시가 넘어서까지 시내 곳곳을 촘촘히 누비는 전철을 타면 못 가는 곳이 없을뿐더러 300엔부터 2000엔 정도면 우동에서 스시까지 웬만한 일본 요리를 대충 다 맛볼 수 있다. 서울보다 밥값이 결코 비싼 게 아니다. 한국에서 예약만 한다면 일본 내국인에 견줘 거의 반값에 비즈니스급 ‘호텔’에서 잘 수도 있다. 신주쿠·시부야는 두말할 것도 없고 지유가오카·다이칸야마·시모기타자와의 골목골목을 쏘다니며 하는 윈도쇼핑의 잔재미도 그만이다. 아기자기한 이 맛에 도쿄는 ‘언니들’ 여행의 최적지로 꼽히기도 한다(여행시장은 여성들이 주류다!). 자유여행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제이(J)루트’를 검색하면 쏠쏠한 재미의 도쿄 정보를 한 꾸러미 더 건져낼 수도 있겠다.

김형렬 호텔자바 이사 www.hoteljava.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1.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2.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3.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4.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5.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