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섭의 사진클리닉 / 조연을 약화시켜라
[매거진 Esc] 곽윤섭의 사진클리닉
오이도에 갔습니다. 붉은 색 전망대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전망대만 담자니 심심해서 앞에 있는 파라솔도 함께 담았습니다. 찍고 나니 파라솔이 너무 크고 색이 강렬해 시선을 빼앗는 느낌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홍석만/서울 구로구 고척동
전망대를 주연으로 찍은 사진인데 심심할 것 같아서 조연삼아 파라솔을 걸쳤습니다. 좋은 출발입니다. (사진 위)
그런데 담고 보니 파라솔이 너무 크게 나왔습니다. 시선이 파라솔쪽으로 많이 몰립니다. 카메라에서 더 가깝기도 하고 색도 더 선명합니다. 이럴 때 방법은 형태라도 약화시키는 것입니다. 전망대는 온전하게 보존하고 파라솔은 못 알아볼 정도로 잘라내어 시선을 강제적으로 전망대 쪽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트리밍으로 완전히 해결할 순 없지만 오른쪽 사진처럼 잘라봤습니다.
왕비가 자신보다 더 아름답다는 백설공주의 미모를 시샘해서 제거하려 했던 것처럼 사진에서도 주연보다 조연이 더 돋보이면 곤란합니다. 전통적 해석에 따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춘향 역할보다 향단 역할의 여배우가 더 예쁘게 나와선 곤란한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곽윤섭 기자kwak102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