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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대통령

등록 2007-11-2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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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쨍’ 하는 소리가 참 상쾌합니다.

건배할 때 잔을 부딪치는 이유는 귀를 위한 배려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귀가 섭섭해한답니다. 눈이나 혀와 차별하지 말라는 거지요.

귀는 간지러움도 잘 탑니다. 누군가 뒤에서 자신에 관해 쑥덕거릴 때 그런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귀가 간지러운 사람은 이명박 후보가 아닐까 합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의 비리 의혹을 둘러싼 뒷말은 대개 그를 향했습니다. 간지러움이 지나치다 못해 염증이 생겨 진물이 흐를지도 모르겠습니다.

귀는 인간의 평형감각을 관장하는 기관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비행기를 탈 때 귀가 가장 못 견뎌 합니다. 이·착륙 때 압력 차이로 귀가 먹먹해지고, 그 여파로 한동안 이명 현상을 느낍니다. 해외여행 뒤 이비인후과를 찾는 이들이 실제로 많다는군요. 이번호 4면에 실린 ‘세계일주 상상여행’기사를 보면서 저는 귀 걱정부터 들었습니다.

귀 하면 노태우 전 대통령입니다. 큰 귀는 그의 미덕입니다. 민주주의를 하려면 먼저 잘 들어야 하니까요. 그래서인지 귀를 쫑긋하고 대통령선거 포스터를 찍었습니다. 20년 전, 그러니까 87년 12월의 일입니다. 너댓살 먹은 한 여자아이가 그의 귀에 뭔가를 속삭이는 포즈였지요. 아래에는 ‘위대한 보통사람’이라는 카피가 자리했고요. 당시 대학생들은 그 포스터를 흉내내 또다른 정치광고용 포스터로 히트를 쳤습니다. 여자아이의 사진 위에 말풍선을 만들어 대사를 넣은 것이지요. 여자아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 살인마지?” “할아버지, 몇명이나 죽였어요?” 유시시(UCC) 패러디의 87년 버전이었던 셈입니다.

귀가 평안해야 삶이 평안합니다. 한달 뒤, 귀가 당당한 대통령을 뽑아야 하겠습니다. ‘귀한’ 대통령 ….

고경태/ <한겨레> 매거진팀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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