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하게 반자동 15기압으로 깨워줄까?
[매거진 Esc] 요즘 신혼부부들의 혼수품목으로 사랑받는 ‘에스프레소 머신’ 고르는 법
세대를 초월해 누구나 상상하는 ‘신혼의 단꿈’에는 이런 장면이 꼭 있다. 아침 햇살이 커튼 사이로 들어오고, 남편이나 아내가 침대로 가져온 커피의 향에 잠을 깨는 것이다. 이 단꿈이 오래된 버전인지, 새로운 버전인지를 알아보려면, 커피의 종류를 확인하면 된다. 커피·프림·설탕 두 개씩 넣은 다방커피라면 1980년대, 커피 믹스로 만든 커피라면 90년대, 커피 메이커로 뽑아낸 아메리카노 커피라면 2000년대 초로 추정할 수 있다. 2007년 최신 버전이라면, 커피는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뽑은 거품 가득한 부드러운 카푸치노나 잠이 확 달아날 만큼 진한 에스프레소다.
전자동 머신은 40대 이상에게 적당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벌인 ‘선호하는 혼수’ 설문조사에서 에스프레소 머신이 5위에 올랐다. ‘부엌’ 하면 떠오르는 풍경 속에 에스프레소 머신이 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은, 길거리(테이크 아웃) 커피 전문점이 우리에게 일깨워준 에스프레소 커피 문화가 이제 집으로 들어왔다는 의미다. 이에 발맞춰 에스프레소 머신이 날개 돋친 팔려나가고 있다. 잘 팔린다고는 하지만, 막상 사려고 돌아보면 와인 셀러보다도 낯설게 느껴진다. 에스프레소 초보자에게 딱 좋은 에스프레소 머신을 살 때 알아둬야 하는 것, 뭐가 있을까?
에스프레소 머신은 크게 전동식과 수동식이 있다. 전동식은 반자동 머신과 전자동 머신으로 나뉜다. 수동식은 실효성이 떨어져 요즘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럼 이제 선택은 두 가지다. 반자동이냐 전자동 머신이냐. 둘 다 장단점이 있다. 반자동 머신은 갈아놓은 커피와 포터 필터라는 기구를 이용해 커피 추출구에 결합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커피 추출 시간이나 세팅을 직접 해줘야 하고, 우유도 직접 데워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전통적인 방식의 커피를 즐길 만하다. 전자동 머신은 원두를 기계에 넣고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모든 과정이 알아서 진행된다. 편리하기는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가정용으로 반자동 머신은 10만~40만원대, 전자동 머신은 100만~300만원대다. 단, 반자동 머신은 원두를 가는 그라인더를 따로 갖춰야 한다. 그라인더는 4만~6만원대다.
신라호텔 김현철 바리스타는 “20~30대 젊은 층에게는 반자동 머신이, 40대 이상에게는 전자동 머신이 좋다”고 조언했다. “커피 맛도 기계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어요. 반자동 머신은 원두를 바로 갈아서 커피를 만들지만, 전자동 머신은 원두를 기계에 넣고 사용하기 때문에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죠. 커피 추출구가 한 곳인 1연식 반자동 머신이면 충분히 집에서 에스프레소부터 카푸치노, 카페라테 등 에스프레소를 이용해 만드는 커피를 즐길 수 있어요.” 직접 커피 만드는 과정을 시험해 보고 싶고, 지갑도 얇은 젊은층에는 반자동 머신이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반자동 머신을 고를 때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높은 기압이다. 일반적인 반자동 머신에는 보일러가 하나다. 보일러에서 물과 스팀을 적절한 온도로 가열하고 저장한다. 에스프레소를 진하게 만들려면 추출 압력이 높아야 한다. 그래서 보일러의 기압이 매우 중요하다. 제대로 된 에스프레소를 뽑아내려면 15기압이 되어야 한다. 15기압의 압력에서 8~9기압의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게 가장 좋다. 또 원두 분말용 필터 홀더뿐 아니라 7g 단위로 포장된 파드(POD) 커피용 홀더도 갖춰져 있으면 더 편리하다.
물탱크 분리 가능한지도 확인해야 최근에는 머신의 디자인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은 직선이나 곡선을 이용해 간단하고 세련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수명은 관리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렸다. 가정용 반자동 머신 역시 잘 닦고 관리해야 오래도록 맛좋은 커피를 만들어낸다. 물탱크는 자주 씻어야 한다. 추출 입구가 가느다란 노즐로 되어 있어 물때가 끼거나 에스프레소 원액이 묻으면 세척이 쉽지 않다. 따라서 물탱크를 분리할 수 있는지, 자동세척 기능이 있는지 등 머신 세척과 관리의 편리성에 관련된 사항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김현철 바리스타는 기계의 객관적인 성능 만큼이나 자기와 잘 맞는 밀착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리스타는 자기와 가장 잘 맞는 머신을 고르려고 노력해요. 써 보면 자기 몸이나 손과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는 머신인지 아닌지를 금세 알 수 있거든요. 에스프레소 머신 시연회 등에 다니면서 한번이라도 써보고 골라보세요. 인터넷 사이트나 쇼핑몰 등에서 머신과 액세서리 등을 구입하면 되고요. 대리점에서 비싸게 파는 부속품은 남대문 시장 쪽에 가면 된다는 것도 잊지 마세요.” 글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촬영협조 신라호텔
도움말 씨에스이·세브코리아·<에스프레소!>(김영식 지음, 월간 커피앤티 펴냄)
물탱크 분리 가능한지도 확인해야 최근에는 머신의 디자인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은 직선이나 곡선을 이용해 간단하고 세련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것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수명은 관리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렸다. 가정용 반자동 머신 역시 잘 닦고 관리해야 오래도록 맛좋은 커피를 만들어낸다. 물탱크는 자주 씻어야 한다. 추출 입구가 가느다란 노즐로 되어 있어 물때가 끼거나 에스프레소 원액이 묻으면 세척이 쉽지 않다. 따라서 물탱크를 분리할 수 있는지, 자동세척 기능이 있는지 등 머신 세척과 관리의 편리성에 관련된 사항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김현철 바리스타는 기계의 객관적인 성능 만큼이나 자기와 잘 맞는 밀착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바리스타는 자기와 가장 잘 맞는 머신을 고르려고 노력해요. 써 보면 자기 몸이나 손과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는 머신인지 아닌지를 금세 알 수 있거든요. 에스프레소 머신 시연회 등에 다니면서 한번이라도 써보고 골라보세요. 인터넷 사이트나 쇼핑몰 등에서 머신과 액세서리 등을 구입하면 되고요. 대리점에서 비싸게 파는 부속품은 남대문 시장 쪽에 가면 된다는 것도 잊지 마세요.” 글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촬영협조 신라호텔
도움말 씨에스이·세브코리아·<에스프레소!>(김영식 지음, 월간 커피앤티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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