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문득 생각난…
텔레비전에서 언제나 가장 재미있게 보는 프로그램은 사실 광고다. 나는 철저하게 시청자와 소비자의 입장에서 광고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짧고, 아이디어도 있고, 음악도 나오고, 영상도 있고, 이미지도 있고, 꽃미남 꽃미녀도 나오고, 글도 있고, 정보도 있고, 목적도 뚜렷하다. 뭔가를 기억해야 한다거나 생각해야 한다는 압박 혹은 스트레스도 전혀 없다. 그러니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고, 대중문화의 꽃이라 칭송하지 않을 수 없다. 심심할 때는 이제 막 프로그램이 끝난 채널을 찾아 광고를 구경하고, 공중파 광고가 지겨울 때는 케이블 티브이 광고를 구경한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할 때도 뉴스보다 광고를 본다. 때로는 뉴스 헤드라인보다 광고 문구 한 줄이 오늘을 더 잘 설명해 준다.
가장 좋아하는 광고는 이동통신사와 맥주 광고, 가장 대충 보는 광고는 아파트 광고다. 티브이 광고보다 더 좋은 건 영화관에서 영화 시작하기 전에 나오는 광고다. 부작용도 있다. 광고에서 나오는 온갖 노래들을 입에 달고 산다. 나처럼 광고 시청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즐거운 축제, <칸 국제 광고제 수상작 페스티벌>이 10월4일부터 시작한다. 지금까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봤다. 이번에는 또 어떤 광고가 나를 즐겁게 해줄까? 벌써부터 두근두근!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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