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ESC] 엔데믹 시대, 나라밖 등산여행 떠나볼까

등록 2022-04-29 14:00수정 2022-04-29 14:08

알고 쓰는 등산장비 이야기

팬데믹 이후 시작된 국외여행
붐비는 명소 도는 단체관광 말고
자연 느낄 수 있는 등산여행 추천
입장 허가조건 등 미리 살펴야
미국 시애틀에서 약 300㎞ 떨어진 사할리산. 이현상 제공
미국 시애틀에서 약 300㎞ 떨어진 사할리산. 이현상 제공

이제 진짜 끝인가? 무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송두리째 뒤바꿔놓았던 코로나19의 팬데믹 시대가 엔데믹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그러나 팬데믹 이전의 라이프스타일로 완전히 되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여전히 신종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할 것이고, 지난 2년간 호되게 당한 사람들의 삶에 대한 가치관도 변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그동안 억눌렸던 국외여행 수요는 벌써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국외 항공권의 판매가 최근 한달 새 10배 이상 늘어났다는 보도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그런데 예전처럼 여행업체의 깃발을 따라 이동하는 그런 단체관광이 다시 재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우리는 다중이 모이는 것이 조심스럽고, 사람들 간의 관계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것을 지난 2년간 체험하였다. 팬데믹 종식이라는 들뜬 마음으로 국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필자는 거기에 등산(외국에서는 보통 하이킹이라고 한다) 프로그램을 넣어볼 것을 제안한다. 국내에서도 어려운데 외국에서 등산을? 그건 소위 국외원정 아닌가? 많은 사람은 그렇게 알고 있지만 사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등산한 후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들의 등산 열기와 능력에 혀를 내두르곤 한다. 우리의 열정과 능력이라면 못할 것도 아니다.

미국 중부 도시 덴버에서 가까운 로키산맥. 이현상 제공
미국 중부 도시 덴버에서 가까운 로키산맥. 이현상 제공

자기 주도적인 여행을

국외 등산여행의 첫번째 난관은 뭐니 뭐니 해도 언어 장벽이다. 언어 소통 문제는 필자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이 겪는 것이고, 등산 관련 정보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니 그냥 넘어가자. 다만 길거리에서 가고자 하는 방향을 묻고, 음식점에서 주문할 수 있을 정도라면 넘을 수 있는 장벽이다. 게다가 만국의 공통언어, 보디랭귀지와 스마트폰의 번역기가 있지 않은가.

그래서 시도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독자들이 방문하고자 하는 도시의 주변을 살펴보자. 우리의 국외여행은 대부분 대도시 중심이거나 적어도 대도시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대도시의 유명 쇼핑몰과 랜드마크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그건 너무 흔한 그림이다. 출발하기 전 방문하고자 하는 도시의 자연환경을 살펴보자. 도심에는 어번 하이킹을 위한 산책로를 갖추고 있을 것이며, 반나절 이내 거리에서 멋진 하이킹 코스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국외여행과 국외관광은 특별한 의미 차이 없이 혼용되고 있지만 필자가 말하는 것은 자기 주도적인 여행이다. 스스로 목적지를 정하고, 스스로 계획하며, 실행하는 여행에서는 관광과는 사뭇 다른 영감을 얻을 수 있다. 국외여행에서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미국의 도시는 아마도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그리고 동부의 뉴욕일 것이다. 만약 엘에이를 방문한다면 베벌리힐스와 할리우드, 그리고 저녁에는 한인촌에서 한식을 즐기는 관광 프로그램을 계획할 가능성이 크다. 오랜만에 경험하는 국외여행인데 너무 뻔하고 무료한 일정이다.

서울에는 북한산이 있고 엘에이에는 볼디산이 있다. 볼디산은 엘에이 도심 기점으로 100㎞도 안 되는 거리에 있으며, 그 높이는 무려 3068m나 된다. 높이에 비해 비교적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아마도 정상에 선다면 관광가이드를 따라 차량으로 동네 골목 한 바퀴 돌아오는 베벌리힐스 관광보다는 그 성취감이 비할 수 없이 높을 것이다.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에서 갈 수 있는 요세미티 계곡. 이현상 제공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에서 갈 수 있는 요세미티 계곡. 이현상 제공

요세미티의 하이킹 코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우리에게도 너무나 유명한 요세미티 계곡이다. 요세미티는 로스앤젤레스나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량으로 5시간은 가야 하는 거리이지만 평생 한번은 가볼 만하다. 요세미티 계곡에는 다양한 난이도를 가진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그 어마어마한 계곡의 입구에서 기념사진만 찍을 게 아니라 반나절 정도 걸리는 이런 하이킹 코스를 직접 걸어본다면 전혀 새로운 풍경의 요세미티 속살을 느낄 수 있다.

시애틀은 어떤가? 시애틀은 스타벅스 커피로만 유명한 게 아니라 북미대륙의 척추라고 할 수 있는 로키산맥과 연결되는 노스캐스케이드산맥이 가깝다. 시애틀에서 약 300㎞ 떨어져 있다. 물론 시애틀에서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유명한 산은 레이니어산이다. 모두 국립공원 지역이라 사전 허가가 필요하거나 현장에서 입장 등록을 해야 하지만 야영이 아닌 당일 하이킹은 크게 까다롭지 않아서 쉽게 입장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막막할 것이다. 지역의 가이드업체를 찾기도 쉽지 않고, 무엇보다 가깝다고는 하지만 스케일이 다른 대륙이다 보니 이동 거리도 만만찮다. 가장 좋은 방법은 렌터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단독으로 여행하는 것은 여러가지 위험요소가 있으므로 두셋, 혹은 네명이 짝을 이뤄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요세미티 계곡을 제외한다면 대부분 아예 대중교통 수단으로는 접근할 수 없다. 현지에서 렌터카를 빌리거나 운전하려면 국제면허증이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크게 개선되었지만 미국의 야생지역에서는 모바일 통신이 안 되는 곳이 많다. 따라서 방문 지역의 지도를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미리 스마트폰에 전송받아서 저장해두는 것이 좋다. 여분의 배터리 팩을 챙겨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지난 기사에서도 강조했지만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등산 장비는 스마트폰이다.

등산여행을 준비하기 전에 입장 허가가 필요한지, 지역의 등산로 상태는 어떠한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해당 지역 관리 기관의 웹사이트를 방문한다. 웹사이트에서는 등산로 정보, 입장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사전 등록이 필요한 곳이라면 입장 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다. 특별히 국적을 따지지 않는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관리국의 누리집. 이현상 제공
요세미티 국립공원 관리국의 누리집. 이현상 제공

방수 재킷과 헤드램프

끝으로 외국 등산여행을 위한 등산 복장과 장비들을 알아보자. 한국이나 외국이나 등산 장비는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 신발은 가벼운 경등산화나 트레일 러닝화를 권장한다. 방수 방풍 재킷은 사시사철, 지역 불문 필수품이다. 전문적인 재킷이 아니더라도 가벼운 방수 재킷은 꼭 필요하다. 특히 미국 서부 지역은 건조하고 햇빛이 강하기 때문에 한낮에는 모자와 선글라스도 필수다. 자외선 차단제도 필요하다. 한나절만 햇빛에 노출되어도 화상으로 피부가 벗겨질 수 있다. 작은 배낭이나 재킷 주머니에는 에너지바나 견과류 등을 챙겨 간다. 방수 재킷과 더불어 늘 챙겨야 하는 등산 장비가 있다면 머리에 쓰는 헤드램프이다.

막상 이렇게 얘기하니 누구나, 별다른 준비 없이, 당장 떠날 수 있는 것이라 오해할 수 있겠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과 누구나 실제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다음 연재에서는 국외 등산여행에 대한 더 구체적인 정보와 추천 대상지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현상 (그레이웨일디자인 대표·〈인사이드 아웃도어〉 저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조용한 여행이 대세…남해 보며 새해 용기를 다진다 1.

조용한 여행이 대세…남해 보며 새해 용기를 다진다

“연애하러 ‘러닝 크루’ 모임 하냐”는 이들은, 대부분 달리지 않아요 [ESC] 2.

“연애하러 ‘러닝 크루’ 모임 하냐”는 이들은, 대부분 달리지 않아요 [ESC]

결혼을 약속한 남친이 있는데 다른 남자와 자고 싶어요 3.

결혼을 약속한 남친이 있는데 다른 남자와 자고 싶어요

[ESC] 오늘도 냠냠냠: 34화 다운타우너·카페 노티드 4.

[ESC] 오늘도 냠냠냠: 34화 다운타우너·카페 노티드

포르노 스타, 경계를 허물다 5.

포르노 스타, 경계를 허물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