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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여성폭력 가해자 절반은 과거 또는 현재의 ‘배우자·연인’

등록 2023-03-08 14:00수정 2023-03-08 14:07

한국여성의전화, 지난해 6567건 분석
‘친밀한 남성’에게 살해된 여성 86명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여성을 대상으로 폭력을 저지른 가해자 10명 중 5명이 과거 또는 현재의 연인·배우자라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또 지난 한 해 동안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이 최소 86명이라는 집계 결과도 나왔다.

한국여성의전화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22 전국 상담통계’ 분석 결과를 보면, 여성을 대상으로 폭력을 가한 가해자는 전·현 배우자가 41.9%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친족(부모, 자녀, 친척 등)이 15.6%, 전·현 연인 또는 데이트 상대가 11.3%, 직장 관계자가 8.6% 순이었다. 가해자가 과거 또는 현재 배우자·연인인 경우로 합하면 절반 이상인 53.2%를 차지했고, 여기에 친족 가해자 비율까지 더하면 친밀한 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여성 폭력이 68.8%에 달한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여성폭력 피해 대부분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생활 영역을 공유하거나, 가해자가 피해자의 거주지, 직장 주소 등과 같은 신상정보를 자세히 알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지난해 전국에 있는 여성의전화 부설 상담소 21곳이 접수한 초기 상담 건 중 폭력 피해가 있는 6,567건을 분석했다.

가해자가 행사한 주된 폭력 유형(중복 응답)은 피해자를 손발로 구타하거나 물건을 던지는 행위 등을 포함하는 신체적 폭력(73.0%), 폭언과 멸시·욕설, 협박, 공포감 조성과 같은 정서적 폭력(62.7%)이었다.

폭력 피해 유형별(중복 응답)로 보면 가정폭력이 71.1%로 가장 많았고, 성폭력(성매매 포함) 49.1%, 스토킹 11.8%, 교제폭력 11.3% 순이었다. 이 중 스토킹 상담 건수(188건)만 따로 봤을 때, 과거 또는 현재 연인 또는 데이트 상대자가 가해자인 비율이 35.1%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이 전·현 배우자(14.4%)였고, 친족이 차지하는 비율(11.7%)이 세 번째로 높았다. 이같은 스토킹은 ‘신당역 스토킹 살해’ 사건처럼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또 지난해 한해동안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살해’ 사건을 분석한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남편, 연인 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은 최소 86명이고, 살해될 위험에 처했던 여성은 최소 225명이다. 피해여성 자녀 또는 부모, 친구 등 주변인 중 중상을 입거나 살해된 수도 최소 61명으로 조사됐다. 전체 피해자 372명 중 26.6%(99명)는 살해당하거나 살해될 위협에 처하기 전에 스토킹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들이 수사기관 또는 법정에서 진술한 주된 범행 동기는 ‘이혼·결별을 요구하거나 재결합·만남을 거부해서’(26.3%)였다. 친밀한 관계에 있는 여성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소유물로 보는 관점이 여전히 보편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009년부터 언론에 보도된 사건 분석을 통해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살해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국가가 이제라도 여성 대상 폭력의 피의자·피해자 관계를 세분화하는 등 제대로 된 여성폭력 통계 분석을 통해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폭력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국가는 피해자가 사건 발생 직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피·가해자 분리 및 신변 보호 조처를 적극 하고,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 또 안전한 주거 환경 조성과 자립을 위한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 등 피해자가 일상을 만들어 나갈 때 필요한 복합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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