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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오늘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 뒷북 상정…5개월새 4명 희생

등록 2022-09-16 18:40수정 2022-09-16 22:32

여야, 5개월 질질 끌던 입법 논의
신당역 스토킹 살해 이틀 만에 상정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스토킹 살해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15일 오후 사건 현장 앞에 시민들이 놓고 간 꽃이 놓여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스토킹 살해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15일 오후 사건 현장 앞에 시민들이 놓고 간 꽃이 놓여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스토킹 피해자 보호를 위한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이 16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상정됐다. 지난 4월 국회에 회부된 뒤, 여야는 입법 논의를 해오지 않다가 14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스토킹 살해 사건이 발생하자 뒤늦게 논의 테이블에 올린 것이다. 법안이 국회에 발 묶인 지난 다섯달 동안 최소 여성 4명이 스토킹 가해자에게 희생됐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을 상정했다. 이 법안은 스토킹 범죄 피해자 보호·지원을 위한 지원센터 설치를 비롯해 피해자의 취업·법률·주거·의료·생계안정 등 지원과 절차와 관련한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정춘숙 민주당 의원과 정부는 각각 스토킹 피해자 법률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여야는 한목소리로 신당역 스토킹 살해사건과 관련해 여가부의 미흡한 대처를 질타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김현숙 여가부 장관을 상대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에 대한 영장 기각 등 피해를) 두 번이나 막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며 “피의자 사법처리 과정에서 여가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가”라고 지적했다. 유정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여가부 폐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여당을 겨냥해 “오늘 사실상 ‘여가부 폐지’가 아니라 여기 계신 분 모두가 (여가부) 기능 강화에 관해서 얘기하고 있다. 블랙코미디가 따로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현숙 장관은 “피해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라는 대통령 지시가 있었고, 다음 주 유관기관 회의가 예정돼 있다”며 “여가부가 피해자 보호 책무를 갖고 있고, 권한을 많이 행사해서 법무부, 경찰청과 함께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가 스토킹 피해자 보호법 처리와 관련해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지난 6월 경기 성남과 경기 안산, 7월 경북 안동에 이어 지난 14일 서울 신당역 등에서 최소 여성 4명이 스토킹 가해자에게 목숨을 잃었다.

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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