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검찰이 올해 1월 서울 강북구에서 연달아 일어난 ‘내복 차림 여아 방치’ 사건의 어머니 두 명에게 각각 ‘기소유예’와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아동학대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북부지검은 내복 차림으로 딸(4)을 주거지 등에 9시간 동안 방치한 어머니 ㄱ(25)씨와 딸(5)을 내복 차림으로 30초간 집밖에 내쫓은 어머니 ㄴ(24)씨에게 각각 ‘기소유예’와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서울 강북경찰서는 ㄱ씨를 아동보호사건 의견으로, ㄴ씨에 대해선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학대) 혐의로 송치한 바 있다.

검찰은 ㄱ씨의 기소유예 처분과 관련해 법무부 산하 보호관찰소로부터 불기소 처분 의견을 받았다며 “이혼 뒤 딸을 혼자 두고 처음 출근한 뒤 사건이 벌어졌고 이후에도 딸과 37차례 전화 통화하며 상태를 살핀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아동보호전문 기관은 ㄱ씨가 딸 양육 의지가 강하고 딸 또한 분리불안을 느껴 가정으로 복귀시켰다며 선처를 탄원하기도 했다. 지난 1월8일 엄마가 출근한 뒤 9시간가량 혼자 남겨진 ㄱ씨 딸은 내복 차림으로 서울 강북구에 있는 한 편의점 앞 길가에서 발견됐다. 당시 경찰 조사에서 ㄱ씨는 사건 발생 전부터 육아를 위해 구청에 반일제 근무(자활 근로)를 문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ㄱ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하러 가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집에 두고 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보호관찰소로부터 ‘아동보호사건’ 의견을 받은 ㄴ씨에 대해서 “피해 아동이 ‘엄마가 밖으로 나가라’고 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피해 아동에 대한 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ㄴ씨 딸은 지난 1월10일 영하 10도의 한파 속에서 집 앞 거리에서 내복 차림으로 발견됐다.

다만, 검찰은 ‘아동 학대 사건 관리 회의’를 열어 사건 관련자(수사 담당 경찰·피해 아동 국선변호인·수사 검사·아동보호 전문기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를 토대로 ㄴ씨 딸을 장기보호시설로 이동시켜 분리 보호하는 조처를 취했다. 검찰 관계자는 “ㄴ씨가 생업으로 바빠 아이를 돌볼 여력이 없고 피해 아동도 분리불안을 보이지 않아서 ㄴ씨의 동의를 받아 (딸을) 장기보호시설로 이동시켰다”고 설명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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