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이다영·이재영(25)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됐다. 구단은 무기한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15일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재발 방지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학교폭력 가해자는 도쿄올림픽을 포함 향후 모든 국제대회 국가대표 선수 선발에서 무기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배구협회는 또 “향후 국가대표 지도자 및 선수 선발 때 학교폭력 여부 등 페어플레이 정신을 준수했는지를 검증하겠다”고 덧붙였다. 배구협회는 이 같은 결정 내용을 남자 대표팀 임도헌 감독, 여자 대표팀 라바리니 감독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다영·이재영 쌍둥이 자매는 여자 배구가 도쿄올림픽 본선에 진출하는 데 큰 몫을 한 선수였다는 점에서 대표팀 성적에도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중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프로배구 선수들의 학교폭력을 폭로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촉발된 이번 사건은 선수와 구단의 사과가 나온 뒤에도 추가 폭로와 피해자들의 반발이 계속되는 등 논란이 이어져왔다.
흥국생명 구단도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어 “학교폭력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며 “사안이 엄중한 만큼 해당 선수들에 대한 무기한 출전 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구단은 “두 선수가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등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자숙 기간 중 뼈를 깎는 반성은 물론 피해자분들을 직접 만나 용서를 비는 등 피해자분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배구 선수가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것은 2012년 승부조작 사건 이후 최초의 일로,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는 뜻이다.
한편, 전날 남자 프로배구 오케이(OK)금융그룹 읏맨도 가해자로 지목된 송명근(28)과 심경섭(30) 등 2명에 대해 올 시즌 잔여 경기 출전을 시키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낸 바 있다. 이정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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