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선수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경북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 ‘팀 닥터’ 안아무개씨가 지난해 7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러 대구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김일우 기자
고 최숙현 선수 등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선수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트레이너 안주현(46)씨에게 법원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22일, 대구지법 형사11부(재판장 김상윤)는 폭행·유사강간·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안씨에게 징역 8년과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7년간 신상정보 공개, 7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기관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일명 ‘팀닥터’로 알려진 안씨는 2013년부터 의사가 아님에도 선수들을 상대로 물리치료 행위를 벌인 혐의와 함께 2017년부터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선수들의 뺨을 때리는 등의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또 치료 명목으로 선수들을 강제추행하거나 유사강간을 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피고인의 범행, 수법, 횟수, 기간, 피해 정도, 편취 금액 정도 등을 비춰 보면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며 “안씨가 최숙현 선수의 죽음에 원인을 제공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황갈색 수의를 입은 채 재판 과정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던 안씨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는 기자들과 만나 “선수들이 입은 피해에 비하면 징역 8년은 부족한 형량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숙현이가 ‘진실을 밝혀달라’고 말한 뒤 세상을 떠난 만큼 이렇게나마 진실이 밝혀진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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