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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어업지도원 형, 유엔에 진상조사 요청

등록 2020-10-06 19:25수정 2020-10-07 02:33

서울 주재 유엔인권사무소 찾아
국방부엔 감청자료·영상 공개 촉구
북한군 피살 공무원 이아무개씨의 형 이래진씨가 6일 오후 서울 국방부 종합민원실 앞에서 정보공개청구서를 제출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군 피살 공무원 이아무개씨의 형 이래진씨가 6일 오후 서울 국방부 종합민원실 앞에서 정보공개청구서를 제출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어업지도원 이아무개씨의 형이 ‘동생이 월북했다고 믿을 수 없다’며 유엔에 진상조사를 요청하고 나섰다.

숨진 이씨의 형 이래진(55)씨는 6일 동생이 숨진 경위 등을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진상조사 요청서를 서울 주재 유엔인권사무소에 제출했다. 이씨는 이날 서울 종로구 유엔인권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이 비무장 민간인인 동생을 10여발의 총탄으로 무참히 살해한 사건을 유엔에 알리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요청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요청서에 “이 문제는 단순한 피격사건이 아니다. 북한의 만행을 널리 알려 재발 방지를 위한 밑거름이 되고자 한다”며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 도와달라”고 적었다.

숨진 이씨의 아들 이아무개군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편지도 유엔인권사무소에 제출됐다. 이군은 A4용지 두장짜리 편지에 아버지의 명예를 회복해달라고 대통령에게 간곡히 요청했다. 이군은 “아빠는 늦게 공무원으로 임용돼 남들보다 출발이 늦었던 만큼 뒤처지지 않기 위해 더 열심히 일했다.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높았고 표창장들도 직접 봤다”며 “저희 가족은 (정부의) 발표를 믿을 수가 없다”고 적었다. 실제로 이래진씨가 이날 공개한 내용을 보면, 숨진 이씨는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에 입사한 뒤 2018년까지 4개의 공무원 표창을 받았다. 2015년엔 우수직원으로 선정됐고 2017년엔 “확고한 국가관과 투철한 사명감”을 인정받아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에게 표창장을 받았다. 2018년에도 김영춘 해수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

이씨는 이날 변호사와 함께 국방부에 방문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감청자료 등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국방부에 북한군의 대화를 감청한 녹음파일과 북한군이 주검을 훼손하는 장면을 촬영한 녹화파일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서를 냈다. 이씨와 동행한 김기윤 변호사는 “군사기밀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상황에서 (감청자료 등을) 기밀이라고 공개하지 않는다면 존재의 의미를 잃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날 국방부는 피살된 공무원이 월북한 게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홍식 국방부 대변인 직무대행은 정례브리핑에서 “해경에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월북)와 관련된 근거 등을 설명드린 바가 있는 것으로 안다. 저희는 해경의 중간 수사 결과를 현재까지 존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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