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3회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상습적으로 프로포폴 주사를 맞았다는 공익신고 내용을 뒷받침하는 통화 음성파일을 <뉴스타파>가 입수해 보도했다.
이날 <뉴스타파>가 공개한 음성 파일은 서울 신사동의 한 성형외과 원장 ㄱ씨와 이 병원 실장인 간호조무사 ㄴ씨가 지난해 8월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나눈 3개의 전화통화 내용이다.
<뉴스타파> 보도를 보면 8월26일 통화에서 원장 ㄱ씨는 이 부회장의 이름을 언급하며 간호조무사이자 실장인 ㄴ씨에게 자신 몰래 이 부회장 집에 가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을 질타하며 추궁했다. 그리고 이전까지의 일은 덮어줄테니 더 이상 이 부회장 집에 가서 약을 놔줘서는 안 된다고 질책한다.
ㄴ씨는 일단 부인했지만, 다음날 통화에서 가정 형편을 이유로 돈이 필요해서 그랬다며 사실상 자신의 행동을 시인하고 있다. ㄱ씨는 대화 도중 “나도 지쳤다. 의사하기도 지겹다. 감옥소에 가서 좀 쉬지”라고 말하기도 하고, ㄱ씨와 ㄴ씨 대화를 통해 이 부회장이 사용한 약의 양이 ‘다섯 박스’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앞서 13일 <뉴스타파>는 ㄴ씨의 남자친구인 공익제보자의 제보내용을 토대로 이 부회장이 지난 2017~2018년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국민권익위로부터 사건을 전달받은 검찰은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호삼)에 배당해 수사 중이다. 이날 공개된 녹취록도 검찰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 뒤 삼성전자 관계자는 “<뉴스타파>가 출처불명의 녹취를 갖고 악의적 보도를 이어가면서 의혹을 부풀리고 있는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공개한 녹취록은 관련자들이 다투면서 추측과 오해, 그리고 서로를 의심하면서 나눈 근거없는 대화에 불과하며 사실이 아니다. 악의적 보도에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최우리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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