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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국내서도 ‘독립선언’ 거사 착수…이완용 동참 거부

등록 2019-02-11 04:59수정 2019-02-11 15:25

최남선, 선언서 등 초안 완성
천도교 측 전달 연대 움직임
최린 교장, 기독교 협력 모색
친일파 박영효·이완용 비롯해
대한제국 전직 고위관료 불참
국내 거사 준비의 실무를 맡은 최린 보성고등보통학교 교장(왼쪽부터)과 천도교 중진 권동진. 대한제국 참정대신 한규설은 을사조약 체결을 끝까지 반대했지만 거사 참여 또한 거부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국내 거사 준비의 실무를 맡은 최린 보성고등보통학교 교장(왼쪽부터)과 천도교 중진 권동진. 대한제국 참정대신 한규설은 을사조약 체결을 끝까지 반대했지만 거사 참여 또한 거부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편집자주>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역사적인 해를 맞아 <한겨레>는 독자 여러분을 100년 전인 기미년(1919)의 오늘로 초대하려 합니다. 살아 숨 쉬는 독립운동가, 우리를 닮은 장삼이사들을 함께 만나고 오늘의 역사를 닮은 어제의 역사를 함께 써나가려 합니다. <한겨레>와 함께 기미년 1919년으로 시간여행을 떠날 준비, 되셨습니까?

1919년 2월10일 경성/오승훈 기자】

지난 8일, 일본 수도 동경에서 벌어진 조선 유학생들의 통쾌한 독립선언에 이어 국내에서도 천도교를 중심으로 ‘거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독립선언서 초안에 대한 내부 검토와 동시에 명망가들의 동참을 끌어내려 물밑에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미 박영효(58), 윤용구(66), 윤치호(54), 한규설(63), 이완용(61) 등 구 대한제국 고위관료들은 불참 의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천도교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조선 최고의 문필가인 출판업자 최남선(29)씨가 독립선언서와 미국 대통령 및 파리강화회의에 참석하는 열국 대표에게 보내는 건의서 초안을 완료해 최린(41) 보성고등보통학교 교장에게 건넸다. 거사의 실무 책임을 맡고 있는 최 교장은 독립선언서 초안을 천도교 교주 손병희(58) 선생과 천도교 중진인 권동진(58)·오세창(55)씨에게 보내 검토를 의뢰하였다. 최 교장은 또 기독교계 중진인 함태영(46) 목사에게도 초안을 보내 검토하도록 했다.

오씨와 권씨는 임인년(1902)에 당시 일본 동경에서 망명하던 손 선생을 만나 천도교에 입교한 인물이다. 최 교장 역시 이때 손 선생이 양성한 유학생으로 함경남도 함흥의 양반 가문 출신이다. 기유년(1909) 명치대 법과를 졸업할 당시 법부 대신인 조중응이 출사를 권유하였으나 국권이 상실된 마당에 관리를 지내는 게 타당하지 않다고 여겨 거절하였다고 한다.

을사오적 이완용(왼쪽부터)과 독립협회 출신의 윤치호, 유림의 거두 김윤식. <한겨레> 자료사진
을사오적 이완용(왼쪽부터)과 독립협회 출신의 윤치호, 유림의 거두 김윤식. <한겨레> 자료사진
최 교장은 이달 상순 최남선씨를 비롯해 송진우(29) 중앙고등보통학교장, 제자인 중앙학교 교사 현상윤(23) 등과 회합해 독립운동 방식을 ‘대중화·일원화·비폭력’으로 정하고 최남선씨에게 선언서와 청원서를 기초하도록 하였다. 이들은 또 천도교·기독교·대한제국 명망가들을 민족대표로 내세워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후보자 명단과 업무 분담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뤘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매국적(賣國賊)까지 독립을 원한다면 삼천만이 다 독립을 원하는 것이 되지 않는가”라는 손 선생의 뜻이 반영돼 친일파의 상징인 이완용 백작에게도 참여를 권유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갑신정변의 주동자로 이후 친일파가 된 박영효와 을사오적 중 한명인 이완용은 비슷한 연배의 손병희 선생이, 참정대신으로 을사조약 체결을 끝까지 반대한 한규설과 국치 이후 작위를 반납한 윤용구는 최린이, 유림의 거두 김윤식(84)은 최남선이 각각 담당하였으나 모두 거절하였다고 한다. 이완용은 “세상이 나를 친일매국노라고 하는데 이제 와서 민족대표가 되면 뭐라 하겠는가”라며 참여를 거부했다고 한다. 손병희 선생은 ‘이완용이 행여나 총독부에 밀고를 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애초 계획과 달리 대한제국 명망가들의 참여가 불발에 그치면서, 이제 기독교계의 가담 여부가 거사의 성공을 좌우할 마지막 변수로 남게 됐다.

△주요 참고문헌

김정인, ‘1919년 3월1일 만세시위, 연대의 힘’(역사교육·2018)

조규태, ‘최린의 천도교 활동과 민족운동’(한성사학·2011)

이만열 외, <독립운동총서2>(민문고·1995)

김주용, ‘3·1운동과 천도교계의 민족대표-권동진·이종훈을 중심으로’(역사와교육·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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