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열에 여섯은 3·1운동 정신이 ‘잘 계승되지 않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운동의 ‘핵심 정신’과 그 ‘계승 방법’으로는 공히 ‘친일잔재 청산’이 중요하다고 보는 국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징용 문제 등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일제 잔재에 대한 문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한겨레>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여론조사기관인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월21~25일 실시한 ‘3·1운동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59.7%가 3·1운동 정신이 ‘잘 계승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전혀 계승되지 않고 있다’ 6.3% 포함). ‘잘 계승되고 있다’는 응답은 40.3%에 그쳤다. 세대별로 보면, 부정 의견 비율은 만 15~18살(61.8%), 30대(64.1%)에서 특히 높았고 긍정 의견은 20대(45.5%)와 60대(43%)에서 높았다.
‘3·1운동 정신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친일잔재 청산 등 역사 바로 세우기’(43%)가 첫손가락에 꼽혔다. ‘국민주권과 참여’(22.7%)와 ‘자주독립’(20.8%), ‘평화와 인권’(13.5%)이 뒤를 이었다.
3·1운동 정신의 계승 방법으로도 ‘친일잔재 청산’이 가장 높은 비중(31.9%)을 차지했다. 이어 ‘3·1운동사 발굴 지원 등을 통한 역사 보완’(25.8%), ‘역사교과서에 3·1운동 내용 보완’(24.3%), ‘공연·전시 등을 통한 국민적 관심 확산’(17.5%) 등이 꼽혔다. 3·1운동 계승을 위해 친일잔재 청산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 이들은 보수 성향(19.1%)보다 진보 성향(43.6%) 응답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임경석 성균관대(사학과) 교수는 “3·1운동은 정의롭다는 국민들의 인식이 낳은 결과로 본다. 3·1운동은 피억압 민족의 자기해방 역사였지만 친일파는 억압 민족의 편에 선 정의롭지 않은 대상이었다”며 “해방 이후 친일파들이 한국 사회의 주류가 되면서 지금의 부조리하고 부정의한 사회구조를 만들었다고 국민들이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전국 15살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 이번 조사 어떻게 했나
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 일시: 2018년 12월21~25일
대상: 전국 만 15살 이상 남녀 1000명
조사방법: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온라인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www.nesdc.go.kr) 참조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