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MB 정부 1만2800여건 ‘댓글 작업’ 조현오 등 11명 검찰 송치

등록 2018-10-15 12:50수정 2018-10-15 21:29

경찰 1500여명 동원해 천안함 사건 등 여론 대응
법원 영장 없이 단체 게시판, 개인 전자우편 불법 감청도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4명은 추가 수사 중
재직 시절 경찰에 온라인 여론 조작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를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재직 시절 경찰에 온라인 여론 조작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를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지난달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경찰 댓글’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이명박 정부 시절 정치 편향적인 댓글 작성 지시 혐의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구속하고 10명의 전직 경찰 고위관계자를 불구속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15일 밝혔다. 이른바 ‘블랙펜’ 작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불법감청 의혹과 관련해서는 현직 경찰인 민아무개 경정 등 5명에게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4명은 현재 수사 중에 있다.

특수단은 이날 중간수사결과 발표 자리에서 경찰 지휘부가 2010년 2월부터 2012년 4월까지 경찰관 1500여명을 동원해 인터넷과 에스엔에스(SNS)에서 정부와 경찰에 우호적인 여론 조성 활동을 한 사실을 확인해 조 전 청장과 황성찬 당시 경찰청 보안국장 등 11명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특수단이 실제 확인한 댓글 등은 총 1만2800여건이지만, 시일이 오래 지났고 포털사이트 계정을 탈퇴한 경우 작성자를 확인하기 어려워 확인하지 못한 게시글 등을 포함하면 온라인 여론 대응에 나선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이 여론 대응에 나선 주제는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구제역, 대통령 탄핵, 김정일 사망, 유성기업 파업, 반값 등록금 집회,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제주 강정마을, 정치인 수사, 경찰청장 관련 논란 등이었다.

특수단 관계자는 “국가기관이 여론 형성에 개입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적절하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최대한 엄정하고 독립적으로 수사했다”라고 밝혔다. 당시 댓글 작업에 참여한 경찰관들은 해외 아이피(IP) 우회나 사설 인터넷망을 사용해 신분을 숨겼다. 특수단 관계자는 청와대 등과의 교감 여부와 관련해 “조 전 청장이 본인이 스스로 한 것이라고 완강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당시 정부 차원에서 (인터넷 여론 대응에) 관심이 많았다는 자료는 확인된다. 직접 댓글을 달라는 내용은 아니지만 인터넷 여론에 대응을 열심히 하라는 취지의 자료는 확보됐다”라고 말했다.

특수단은 이른바 ‘블랙펜’ 작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의 불법감청 의혹과 관련해서도 5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블랙펜은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2010년 4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대통령, 정부정책, 군 비난성 댓글을 게시한 누리꾼들의 닉네임과 아이디, 댓글 등을 수집해 ‘블랙리스트’로 관리하고 경찰 등에 자료를 통보한 사건이다. 특수단은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가 감청이 가능한 프로그램인 ‘역추적시스템’을 아이티(IT) 업체에서 납품받아 2004년 12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법원의 영장 없이 인터넷 게시글 및 아이피, 전자우편 수·발신 내용을 불법 감청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수단은 당시 경찰청 보안 사이버수사대장인 민아무개 경정과 감청 프로그램을 납품한 업체 대표, 국군 사이버사령부 관계자 등 5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다만 특수단은 감청을 지시한 ‘윗선’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특수단 관계자는 “민 경정이 납품업체 대표와 기술이사에게 기술 지원을 받아 전자우편 등을 감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민 경정이 불법감청을 한다는 보고를 상부에 한 적은 없었고, 지시가 내려온 적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특수단에서 파악한 감청 대상은 7개 단체 등의 인터넷 게시판과 2명의 전자우편이다. 민 경정은 특수단 조사에서 “위법한 줄 알았지만 보안사범 검거를 위해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보안사범 검거를 숙명이라고 여겨왔고, 그 정도는 허용되는 것인 줄 알았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일부 대상에 대한 추가 수사 필요성 등을 고려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이후에도 일정 기간 ‘공조수사팀’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현대차 울산공장 연구원 3명 사망…차량 테스트 중 질식 1.

현대차 울산공장 연구원 3명 사망…차량 테스트 중 질식

KBS 박장범, 근무 중 40여 차례 억대 주식거래 해명 ‘오락가락’ 2.

KBS 박장범, 근무 중 40여 차례 억대 주식거래 해명 ‘오락가락’

논 갈아엎은 농민들 “윤 퇴진” 상경집회…용산 향해 총궐기 3.

논 갈아엎은 농민들 “윤 퇴진” 상경집회…용산 향해 총궐기

“파우치는 팩트” 박장범에…파우치-디올백 비교분석 해줬다 4.

“파우치는 팩트” 박장범에…파우치-디올백 비교분석 해줬다

‘세계 1% 과학자’ 4년째 재판에 묶어둔 ‘검찰 정권’ 5.

‘세계 1% 과학자’ 4년째 재판에 묶어둔 ‘검찰 정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