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알리는 취재들이 몇몇있다. 청계천 노란 산수유, 서울광장 초록잔디, 여의도 하얀 벚꽃 그리고 광화문광장을 지키는 세종대왕상과 이순신 장군상의 봄맞이 세척이다. 세종대왕상 봄세척 취재가 즐거운 이유는 또 하나 있다. 바로 센스넘치는 기사제목 경쟁이다. 네티즌들은 이에 화답하듯이 ‘제목학원 나오셨네요’등의 댓글을 단다. 어둡고 눈살 찌푸리는 기사들 속에서 한 번 ‘씩’ 웃을 수 있는 감사한 취재거리다. 올해는 조금 특이한 형태의 기사를 올려본다. 파란 서울하늘 아래 시원하게 목간을 즐기시는 세종대왕님의 위치에서 한 수 적어보았다. 대왕님, 윤허해주시지요.
전하, 봄맞이 목욕재계날이옵니다.
벌써 봄이 왔다니 지난 겨울은 참으로 길었구나.
살살 하거라.
살살 하라했거늘!(버럭)
오랜만에 하늘이 청명합니다. 전하
봄마다 탁한 공기에 숨쉬기 힘들구나. 하늘도 청명하고 봄꽃도 피었으니 너도 봄나들이 다녀오너라.
시원하게 코 한 번 푸시죠. 전하 ’흥’
전하, 세안 후 미스트는 필수이옵니다.
참으로 고맙구나. 내년 봄에도 잘 부탁한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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