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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2·28티에프 보고서 ‘위안부’ 피해자 눈물 닦아줄까

등록 2017-12-27 14:58수정 2017-12-27 15:07

정대협 올해 마지막 수요시위
올해만 ‘위안부’ 피해자 8명 숨져
사과 기다리던 할머니 32명만 남아
영하 5도 혹한에도 시민 600여명 참여
“2015년 12·28 한-일 합의 파기하고
일본정부 공식 사과 및 법적 책임져야”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상징하는 300개의 의자와 소녀상이 놓였다. 평화의 소녀상 제작자 김서경, 김운성씨가 기획한 ‘빈 의자에 새긴 약속’ 퍼포먼스는 “올해 돌아가신 피해 할머니 여덟 분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다짐과 행동으로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상징하는 300개의 의자와 소녀상이 놓였다. 평화의 소녀상 제작자 김서경, 김운성씨가 기획한 ‘빈 의자에 새긴 약속’ 퍼포먼스는 “올해 돌아가신 피해 할머니 여덟 분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다짐과 행동으로 이어가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여덟 개의 영정이 놓였다. “박차순, 이순덕, 김군자, 하상숙, 이아무개, 이상희, 이기정, 송신도 할머니.” 배우 권해효씨가 올해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이름 석자를 차례로 불렀다. “이분들은 일본 정부로부터 사죄 한마디 듣지 못 하고 오늘 오후에 발표된다는 외교부 티에프 결과도 듣지 못한 채 삶을 마치셔야 했습니다. 할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법적 배상을 받을 때까지 끝까지 싸우는 것이 살아남은 우리가 할머니들을 추모할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27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올해 마지막 수요시위가 열렸다. 한국정신대대책문제협의회(정대협) 주최로 배우 권해효씨가 사회를 맡아 진행된 이날 제1315차 정기 수요시위는 올해 세상을 떠난 여덟 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추모하며 시작됐다. 오후 12시 영하 5도의 혹한에도 600여명의 시민들이 차디찬 아스팔트 바닥에 자리를 잡았다. 이들은 저마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잊혀지지 않는 사실이 있다’, ‘숨길 시간에 사과하고 용서받아라’ 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기렸다.

권해효씨가 올해 1월 눈을 감으신 박차순 할머니부터 지난 16일 노환으로 세상을 뜬 송신도 할머니까지 여덟 명 피해 할머니의 삶을 차례로 되짚었다. “박차순 할머니는 1923년에 태어났습니다. 그러다 중국으로 끌려가 후난성, 난징 등에서 성노예로 고통을 당하셨습니다.” “송신도 할머니는 일본에 사시면서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로서는 유일하게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와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하며 싸우신 분입니다.” 시민들은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피해 할머니들의 삶에 귀 기울였다. 일부는 조용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시민들은 짧은 묵념을 올렸다.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이하 12·28 티에프)에 대한 우려와 당부의 목소리도 나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직속 기관으로 출범한 12·28티에프는 그동안 2015년 한-일 합의 관련 문서와 당국자들을 조사해왔다. 이날 오후 3시께 12·28티에프의 검증 결과가 담긴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정대협은 성명서를 통해 “12·28티에프 결과 발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내년 2월 평창 올림픽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티에프 조사 결과와 정부 입장을 분리 시키고 과거사 문제를 잠시 유보하자는 등 들려오는 이야기가 심상치 않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대협은 “고령의 피해자들에게 더 이상 기다려달라, 가만히 있으라 하는 것은 폭력이다. 이제 32명의 피해자만 생존해 계신다. 2015년 한일 합의를 무효화하고, 화해치유재단 해산, 10억엔 반환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수요시위를 마친 시민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여덟 명의 영정을 들고 종로구청과 종로소방서를 지나 광화문 광장까지 500m 넘는 거리를 행진했다. “2015년 한일합의 즉각 파기하라”, “일본 정부는 공식사죄하고 법적배상하라” 등의 시민들의 구호가 종로구 평화로를 메웠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는 ‘빈 의자에 새긴 약속’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광화문 광장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300개의 빈 의자가 놓였다. 의자 등받이엔 노란색 목도리가 둘러졌다. 이날 수요시위에 참석한 이들은 ‘추모의 마음을 다짐과 행동으로 이어가자’는 의미에서 빈 의자에 앉아 10여분 동안 침묵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오후 3시 외교부는 지난 5개월 동안 2015년 한일 합의를 검토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12·28티에프의 오태규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검토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한다. 정부는 이번 보고서 내용을 토대로, 한일 합의 유지·파기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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