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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외압 중개소’ 법무부 검찰국 ‘수술’이 검찰개혁 갈림길

등록 2017-07-30 21:16수정 2017-07-30 22:00

청와대 하명 받고 검찰인사 주물럭
박근혜 인수위·돈봉투만찬 전력 지닌
이선욱 검찰과장이 남아 인사 실무
이창수·권정훈도 청 ‘회전문 근무’
좋은 보직 ‘돌려막기’에 비판론도
“이참에 눈치보기 폐단 끊어내야”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지난 27일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가 문재인 정부가 예고했던 ‘파격’과는 거리가 먼 ‘안정 중시형’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이르면 이번주 안에 단행될 차장·부장검사급 중간간부 인사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중간간부 인사가 검찰개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검찰 안팎에선 벌써부터 “인사 패턴이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우려의 배경에는 지금껏 청와대의 의중을 반영해 검찰 인사를 좌지우지해왔던 ‘법무부 검찰국’이 자리잡고 있다. 현 정부 출범 직후 터진 ‘돈봉투 사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듯, 법무부 검찰국은 검찰의 인사·예산권을 장악하며 이른바 ‘우병우 민정수석’으로 대표되는 권력의 의중을 인사를 통해 실현하는 등 ‘검찰 길들이기’에 앞장섰던 조직으로 꼽힌다. 그런데 아직은 그런 검찰국이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24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마이크를 가까이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24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마이크를 가까이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19일 ‘돈봉투 만찬’의 책임을 물어 안태근 검찰국장 대신 박균택 검찰국장을 발탁했지만, 일선 검사들 사이에선 ‘국장만 바뀌었지, 정권의 하명 실행에 앞장섰던 검찰국 과장들이 여전히 이번 인사를 주무르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 돈봉투 만찬 당시 현장에 참석했던 이선욱(사법연수원 27기) 법무부 검찰과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인수위에서 근무한 이후 2013년 4월부터 법무부 국제형사과장과 형사기획과장을 맡았고, 2015년 2월부터는 2년6개월 가까이 검찰과장으로 검찰 인사 실무를 책임졌다. 이창수 법무부 국제형사과장 역시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실 행정관(특별감찰반장)으로 2013년 4월부터 2015년 1월까지 근무한 뒤 법무부 검찰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지난해 또 요직으로 꼽히는 국제형사과장에 임명됐다. 권정훈 인권국장 역시 2015년 2월~지난해 1월까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다.

전직 한 검찰 고위간부는 “검찰국 출신 검사들조차 ‘검찰개혁은 법무부 검찰국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할 정도인데, 소문에는 법무부 과장들이 신임 검찰국장과 장관을 설득해 또 자기네들끼리 좋은 자리 가고 과장급 돌려막기를 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인사에 목매면서 윗선의 눈치를 보는 검찰의 오랜 폐단을 끊을 수 있는 첫 갈림길이 바로 검찰국 개혁”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에 파견된 과장급 검사들이 지금껏 청와대와 일선 수사 검사들의 ‘연결망’ 노릇을 하며 청와대의 의중을 전달해왔다는 점에서, 이들이 주도한 인사가 과거와 같은 패턴일 경우 이를 현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는 불만도 존재한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을 엉망으로 만들었던 게 법무부 검찰국인데 거기서 일했던 핵심 멤버들이 검찰을 개혁하겠다며 일선 주요 중간간부를 꿰차고 내려오는 게 말이 되느냐. 법무부·대검 과장들이 모조리 영전하는 관행은 이번에 깨져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와 대검에서 근무하는 이른바 ‘기획통, 특수통, 공안통’ 등의 엘리트 검사들이 서로의 주요 보직을 물려받아 가며 한 단계씩 이동해가는 인사 관행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지난 인사청문회 때 “세습 인사를 끊겠다”며 검찰 내 ‘인사 돌려막기’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어, 이번주에 있을 중간간부급 인사가 어떤 식으로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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