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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재판관 9명 못 채우면 내란 일어날 수도” 협박까지

등록 2017-02-22 22:08수정 2017-02-23 09:40

협박·기행·막말로 점철한 대통령 대리인단의 막장 변론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단이 연일 ‘기행’ 수준의 막장 변론을 펴고 있다. 주심인 강일원 헌법재판관을 향해 “국회 수석대리인이냐”고 막말을 하더니 급기야 ‘재판관 기피신청’을 하는가 하면, 최근 퇴임한 박한철 전 헌재소장을 증인으로 신청하는 코미디까지 연출했다. 박 대통령을 지칭하며 “약한 여자 편을 들어야 한다”거나 재판부를 향해 “내란 사건(이 벌어질 수 있다)”, “헌재 존립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협박성 발언도 나왔다.

16차 변론이 진행되던 22일 오후 5시30분께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조원룡 변호사가 갑자기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재판 진행을 하는 헌법재판관 강일원의 기피를 신청한다”고 말하자, 오후 내내 ‘막말 변론’에 지쳐 있던 헌재 대심판정이 술렁였다. 재판부가 15분 만에 각하 결정을 내리자, 대리인단 대표인 이중환 변호사는 기자브리핑에서 “(기피신청을 사전에) 합의하지 않았다. 변호사 각자는 (대통령) 대리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18명에 달하는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아무런 변론 전략도 없이 각자 ‘중구난방’ 변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막장 변론 끝판왕’으로 떠오른 대리인단의 김평우 변호사가 “3월13일 이전 선고”를 언급한 박한철 전 헌재소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것에 대해서도 “그건 김 변호사에게 물어보라. 나는 몰랐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박 전 소장과 정세균 국회의장, 보수논객 소설가 복거일 등 20명을 무더기 증인신청했지만 헌재는 모두 기각했다.

앞서 김 변호사는 이날 오후 1시간30분이 넘는 발언의 대부분을 변론보다는 재판관들과 국회를 향한 막말에 할애했다. 그는 강일원 재판관을 지목해 “(이전 변론 동영상을 보니) 강 재판관이 증인신문에 굉장히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청구인(국회) 쪽 증인에 대해선 별로 질문을 안 하고 피청구인(대통령) 쪽 증인에 대해서 주로 묻더라. 자칫 오해하면 청구인의 수석대리인이 된다”고 했다. 보다 못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말이 지나치다. 그런 말을 감히 법정에서 하면 안 된다. 지난 기일부터 참여해서 잘 모르는 거 같은데 주심 재판관이 주도하기 때문에 질문이 많을 수밖에 없고, 증인들이 주로 피청구인 쪽 증인밖에 없었다. 사실관계는 알고 말하라”고 질책했다. 뒤늦게 대통령 대리인단에 합류한 김 변호사는 지난 16일 14차 변론부터 참여하고 있다. 이에 김 변호사는 “과거 재판 동영상을 다 보고 잘못된 거 있으면 정식 사과하겠다”면서도 “이정미 재판관도 문제가 있다. 역사적이고 국제적인 심판이 이정미라는 특정 재판관의 퇴임 일자인 3월13일 선고에 맞춰서 과속으로 졸속 진행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법관은 약자를 생각하는 것이 정도인데, 약한 여자 하나(박 대통령)의 편을 드는 게 아니라 똑똑하고 강한 변호사들에게 힘을 보태주는 것은 법관이 해선 안 될 일”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또 재판관 9명을 채워 선고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우리나라에 잘못하면 내란 사건(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의 막말은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국회로도 향했다. 그는 “역사에 없는 섞어찌개 탄핵소추”, “국회의원들이 야쿠자인가”라며 원색적으로 국회를 비난했다. 2009~2011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낸 김 변호사는 당시에도 야당 정치인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을 비난하는 성명을 독단적으로 냈다가 변호사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지훈 김민경 기자 watchdog@hani.co.kr

[관련 영상] <한겨레TV> ‘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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