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씨가 한숨을 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굉장히 의도적인 질문이다” “유도신문에 대답하지 않겠다” “검찰 조사 받는 거 아니지 않나”
국정농단 비선실제 최순실씨의 ‘안하무인격’ 불성실한 증언 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나온 최씨는 시종 “형사재판 중인 사안이라 답변이 곤란하다” “기억이 안 난다” “사생활이라서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거냐”고 하는 등 답변을 회피하는 발언을 반복했다. 취재진과 일반인들이 방청한 헌재 대심판정에선 이런 답변이 나올 때마다 한숨 소리가 들리거나 실소가 터져나왔다.
세월호 참사 당일 2014년 4월 16일 오전에 무엇 했는지 기억하냐는 질문에도 “저는 어제 일도 기억 안 난다”는 무성의 한 태도로 일관했다.
“태블릿 피시를 훔쳐서 보도한 것으로 하지 않으면 다 죽는다”는 자신의 목소리가 나오는 녹취록도 “걔들(통화한 사람)이 자기들 한 말은 빼고 저를 이용해서 녹취를 유도한 거다”라고 답변했다. 이처럼 자료에서 드러나는 자신의 진술에 대해서도 “앞뒷말 다 자른 것”이라며 발언 취지를 부인했다. 고영태 전 케이스포츠 이사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면 “고영태가 말한 것은 완전 조작이다. 진실성이 없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는 답변도 자주 사용했다.
청구인 대리인단이 “증인과 피청구인은 애초 대통령 취임 뒤 문화융성 스포츠산업 진흥 내걸고 문체부 등 동원해 이권 도모하려고 한 거 아닌가”라고 묻자, 최씨는 “어떤 이권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해보라. 어떤 이권도 정부로부터 받은 적 없고, 대통령도 제가 모신 분으로서 그런 분 아니라고 생각한다. 절대”라며 증거를 내놓을 것을 도리어 요구하기도 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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