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영향을 받는 곳은 학교뿐만이 아니다. 초·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교육 사업을 벌여온 사교육 업체들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사교육 시장규모가 해마다 감소하면서 이들 업체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거나, 성인 교육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등 활로를 찾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인터넷강의 사이트와 강남청솔학원 등을 소유한 입시업체인 이투스교육은 거대 인구를 거느린 인도 사교육 시장에 2011년 진출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국내 입시생 규모가 해마다 줄고 있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이 회사 전유제 대리는 “수능을 보려는 학생 수가 줄어들면서 국내 입시 시장의 매출 규모가 커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카스트 제도가 있는 인도는 신분상승의 유일한 통로가 교육이고, 국민들 교육열도 높아 우리나라 1970~80년대 상황과 비슷한 면이 있어 인도로 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수학원인 스카이에듀 등을 소유한 또다른 입시업체인 에스티유니타스는 도서유통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업체는 지난 7월 인터넷 서점인 리브로를 인수해 온라인 서점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학습지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학습지 업체인 대교는 전통적인 고객층인 초등학생 등 기존 학생들에게 국한된 고객층을 성인으로 확대하고 있다. 성인 중국어 전문 교육 프로그램인 ‘차이홍’을 기반으로 회원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호텔, 면세점 등 중국어 수요가 높은 회사들과 기업 간 거래(B2B)도 확대하고 있다. 초·중·고교 교과서와 학습교재 등을 발행하는 비상교육도 한류 붐을 타고 베트남 등에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면서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초·중·고생 감소는 수치로 확연히 드러난다. 교육통계연구센터의 교육통계연보를 보면, 초·중·고생 수는 20년 전 842만3830명에서 올해 588만2790명으로 30%(254만1040명)나 줄었다. 사교육 수요가 큰 대학 입시생도 급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교육부의 수능 관련 자료를 보면, 1996년 82만3314명이던 수능지원자 수는 올해 60만5988명으로 20년 새 26.4%(21만7326명) 감소했다.
하지만 학령인구 감소에도 대학 입시 경쟁은 여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정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하위그룹의 절대다수는 지방 대학이고, 실제 지난 2년 동안 진행된 정원감축도 서울·수도권 대학보다는 지방 대학 위주로 진행됐다”며 “학령인구가 감소하더라도 서울·수도권과 지방 대학의 격차가 커지면서 대학 서열화가 심화돼 대입 경쟁은 더욱 과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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