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남기(69)씨의 딸 도라지(34)씨가 동생 민주화(29)씨의 ‘발리 여행’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백씨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동생인 백민주화에 대한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들이 돌아 망설이다가 말씀드린다”며 “동생의 시댁형님은 올해 1월 아들을 출산했고, 친정이 발리인 시댁형님은 새로 태어난 손자를 친정 부모님에게 보여드리고자 발리에서 아들의 세례식을 하기로 해 가족들 모두가 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발리에서 가족들과 머물던 중 25일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셔 27일 남편과 아들은 물론 시부모님까지 함께 한국으로 왔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백씨는 끝으로 “단지 아버지께서 운명하시는 순간 발리에 동생이 머물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을 하며 입에 담기조차 민망한 이야기를 하는 이들에 말하고 싶다. 가족 잃은 슬픔 속에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고 있는 우리 가족들을 모욕하는 일은 그만 두기 바란다”고 말했다.
백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동생의 발리여행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나선 것은 백남기 농민 사망 이후 ‘유족 비하·혐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망 당시 백씨의 딸(백민주화)은 인도네시아 발리 여행 중이었으며 이 딸은 아버지가 사망한 날 발리에 있으면서 페이스북에 ‘오늘밤 촛불을 들어주세요. 아버지를 지켜주세요’라고 썼다”고 전하며 딸의 도덕성을 의심하는 투의 글을 올려 논란에 불을 지폈다. 김세의 문화방송(MBC) 기자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정한 딸이 있다”며 백씨 사망 책임을 유족에게 돌렸다. 그는 “아버지가 급성신부전으로 위독한 상황에서 의료진은 투석치료를 하지 못했다. 바로 가족들이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아버지를 안락사시킨 셈”이라고 썼다. 웹툰 작가 윤서인씨는 4일 자유경제원 한컷만화 코너에 유족을 조롱하는 듯한 만화를 그렸다.
백남기투쟁본부는 고 백남기씨와 유가족에 대한 모욕이 도를 넘었다고 보고 강력 대처하기로 했다. 투쟁본부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이 되신 백남기 어르신과 그 유가족들을 모욕하고 음해하는 내용의 게시물이나 댓글이 거리낌 없이 유통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법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조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진 김미영 기자 jjinpd@hani.co.kr[디스팩트 시즌3#22_의사 김용익 원장, 백남기 농민 사인을 말하다]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