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8일 오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집을 방문해 할머니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16.9.8 연합뉴스
강 장관, 나눔의 집 찾아 “일본 정부가 사과…돈 드릴 것”
“장보시라” 1만원 상품권도 건네…누리꾼들 “물가도 모르나?”
“장보시라” 1만원 상품권도 건네…누리꾼들 “물가도 모르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게 ‘일본 정부가 사과했으니 돈을 받으라’는 취지의 말을 한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이 누리꾼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 장관은 지난 8일 경기도 광주의 ‘나눔의 집’을 방문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일본 정부가 잘못했다고 반성하고 사과하고 빌었다. 얼마 전에 재단에 돈을 보내왔고 할머니들께 나눠 드릴 것이다. 마음 편하게 계시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12월28일 한-일 합의에 따라 일본 정부가 내는 10억엔을 집행할 ‘화해 치유 재단’의 주무 부처다. 나눔의 집 할머니 6명은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며 일본 정부가 주기로 한 1억원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추석을 앞두고 위문차 방문한 강 장관은 선물로 사온 스카프를 할머니 9명에게 일일이 목에 둘러드리기도 했다. 정복수(100) 할머니가 스카프를 손으로 뿌리치자, 강 장관은 “정 할머니가 잘 뿌리치신다”고 말했다. 강 장관과 여가부 직원들은 할머니들과 윷놀이를 한 뒤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시라”며 온누리상품권 1만원권을 한 장씩 전달하기도 했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은 “10억엔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와 자존심, 민족 존엄을 팔아먹고 일본이 반성했다고?” “일본 정부가 돈으로 과거사를 무마하려고 해도 제대로 된 사과를 받겠다고 해야 할 우리 정부가 오히려 일본 정부 대신 피해자 돈 받고 끝내자며 설득하고 있다”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할머니들에게 ‘장 보시라’며 드린 1만원 상품권에 대해서도 “물가도 모르고 조롱하냐?” “강 장관도 이번 추석보너스 1만원짜리 상품권 달랑 한 장 받으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날 강 장관을 만난 이옥선(89)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빨리 풀어 달라. (일본 정부가) 사죄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 (한일 양국 간) 합의된 거 반대한다”며 ‘일본이 사과했다’는 강 장관의 말을 반박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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