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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10억엔 안받겠다” 십시일반 100억 모으기 ‘북적’

등록 2016-01-19 19:47수정 2016-01-19 22:52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힘보태는 사람들

정의와 기억재단 기금에 동참 줄이어
5일만에 529명 참여 5204만원 모여
6장 편지에 마음 실은 대리기사…
소녀상 건립상금 보낸 고등학생…
일본인까지 포함 국내외서 관심
혼자 있으면 더 추울테니까요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학생 대책위원회’ 소속 대학생들이 매서운 바람을 피하기 위해 비닐을 뒤집어쓴 채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 폐기를 촉구하는 농성을 20일째 이어가고 있다. 전날 밤 몇몇 시민들이 간이텐트를 가져다주기도 했으나, 경찰은 이를 채증하며 반입을 막았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혼자 있으면 더 추울테니까요 서울의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학생 대책위원회’ 소속 대학생들이 매서운 바람을 피하기 위해 비닐을 뒤집어쓴 채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 폐기를 촉구하는 농성을 20일째 이어가고 있다. 전날 밤 몇몇 시민들이 간이텐트를 가져다주기도 했으나, 경찰은 이를 채증하며 반입을 막았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사무실에 등기우편 한 통이 도착했다. 발신인 자리에는 ‘한 대한민국의 주인’이라고 적혀 있었다. 봉투 속에는 A4 용지 6장 분량의 편지와 10만5000원짜리 통상환증서 한 장이 나왔다. 편지를 보낸 이는 “12년 전 운영하던 사업이 부도난 뒤 2006년부터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번 한일 협상 뒤 며칠간 한없이 분노하다가, 분노에 머물지 말고 조그만 일이라도 실천에 옮겨보고자 돈을 보낸다”고 털어놨다. 10만5000원은 그가 2016년 새해 첫날 벌어들인 돈 전부였다. 그는 “일본 정부가 제시한 10억엔을 대신해 우리 국민 스스로 모금 운동을 벌인다면 앞으로도 계속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2·28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피해자 할머니들의 진정한 명예회복에 직접 나서겠다는 시민들의 따뜻한 손길이 줄을 잇고 있다. 일본 정부로부터 받기로 한 10억엔을 거부하고 시민사회단체들이 직접 피해자 복지와 진상규명을 하기 위해 추진하는 ‘정의와 기억 재단’에 힘을 보태겠다는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정의와 기억재단 추진위원회’(정의기억재단추진위)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한 진상규명과 피해자 복지에 쓰일 기금을 만들어 달라며 모금운동을 벌인 지 닷새 만에 529명이 5204만원의 기금을 출연했다고 19일 밝혔다. 383개의 시민단체와 개인 335명은 지난 14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전국행동)을 꾸리고 ‘위안부’ 문제의 철저한 진상규명 등을 함께할 정의기억재단추진위를 띄우기로 했다. 추진위는 시민 한 사람당 1만원 이상의 기부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100만명의 재단출연단을 모집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정의와 기억재단 추진위원회’(정의기억재단추진위)에 전해온 시민들의 손길들. 김복동 할머니의 기부금 100만원  정대협 제공
‘일본군 ‘위안부’ 정의와 기억재단 추진위원회’(정의기억재단추진위)에 전해온 시민들의 손길들. 김복동 할머니의 기부금 100만원 정대협 제공
가장 먼저 기부에 나선 이는 피해 당사자인 김복동 할머니였다. 김 할머니는 “법적 배상이 아닌 일본 정부의 10억엔을 받지 않겠다”며 지난 15일 가장 먼저 출연금 100만원을 정의기억재단에 기탁했다.

‘일본군 ‘위안부’ 정의와 기억재단 추진위원회’(정의기억재단추진위)에 전해온 시민들의 손길들. 일본인도 참여하고 싶다고 나선 오자와 타카시씨 부부의 재단 발기인 카드.  정대협 제공
‘일본군 ‘위안부’ 정의와 기억재단 추진위원회’(정의기억재단추진위)에 전해온 시민들의 손길들. 일본인도 참여하고 싶다고 나선 오자와 타카시씨 부부의 재단 발기인 카드. 정대협 제공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 직접 ‘위안부’ 소녀상을 세웠던 이화여고 역사동아리 ‘주먹도끼’ 소속 학생들도 지난 18일 100만원을 추진위에 보탰다. 소녀상 건립 활동을 인정받아 여성가족부로부터 ‘푸른성장대상 동아리부문 대상’을 받았는데, 그때 받은 상금을 재단 설립 종잣돈으로 내놓은 것이다. 또 일본인 오자와 다카시 부부가 “일본인도 참여할 수 있냐”며 기부 의사를 밝히는 등 국내외에서 기부가 이어졌다.

‘일본군 ‘위안부’ 정의와 기억재단 추진위원회’(정의기억재단추진위)에 전해온 시민들의 손길들.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는 종로구 주민의 새해 첫 수입 105000원이 든 봉투. 정대협 제공
‘일본군 ‘위안부’ 정의와 기억재단 추진위원회’(정의기억재단추진위)에 전해온 시민들의 손길들. 대리운전 기사로 일하는 종로구 주민의 새해 첫 수입 105000원이 든 봉투. 정대협 제공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이번 한·일 합의의 문제점을 피해 당사자나 몇몇 사람들만 느끼고 있는 게 아니라, 각계각층의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 느끼고 있음을 알게 됐다”며 “소중한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재단을 설립해 진상규명과 기록보존, 소녀상 건립 활동 및 관련 교육사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재단 출연 방법: 국민은행 069101-04-204213(예금주 정의기억재단), 문의 02-365-4016)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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