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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청년에게 공정한 출발선을 ⑤ “나도 낙오자 될 수 있다” 불안에 떠는 청년들

등록 2016-01-17 19:54수정 2016-01-18 11:16

[더불어 행복한 세상]
‘대오에서 처져 뒤떨어진 사람.’

국어사전에 나오는 ‘낙오자’에 대한 정의다. 청년들의 마음의 상태를 읽어내는 데 이 단어를 써봤다. 예상보다 심각한 결과가 나왔다. <한겨레>와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달 4~15일 심층 인터뷰한 20대 청년 215명 가운데 절반은 스스로가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49.8%가 ‘가끔씩 한다’(41.9%)거나 ‘매우 자주 한다’(7.9%)고 답했다.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취업난과 비정규직 일자리 등으로 소득이 불안정할 것이라는 두려움과 현재 겪고 있는 주거빈곤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에서 나왔다. ‘이미 지금도 낙오자라고 생각한다’는 이들도 있었다. 집안이 빈곤층에 속한다고 한 20대 직장인 김성남(가명)씨도 그랬다. 그는 ‘대한민국 청년’ 하면 연상되는 단어로 ‘알바’, ‘대출’, ‘부모님 은퇴’ 등을 적어냈다. 성남씨는 “부모님이 은퇴를 하면서 내가 실질적 가장이 됐다. 열심히 살려고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가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빚에 찌든 삶을 살고 있는 그는 “돈만 많이 준다면 어떤 일이든 하고 싶다”고도 했다.

낙오자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매우 자주 한다고 답한 20대 직장인 이혜인(가명)씨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당연한 걸 왜 묻는지 모르겠다”는 냉소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혜인씨는 “집값 폭락이 없다면 ‘내 집 마련’은 평생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학금을 받지 못하면 집안이 어려워진다고 한 대학생 길영우(가명)씨도 낙오자가 될 거라고 생각하게 된 이유에 대해 “잘살던 사람만 죽 잘살게 될 것 같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비싼 기숙사비가 당장 너무 힘들다고 했다.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강정숙(가명)씨는 “점점 자신감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입사지원서를 내는 곳마다 떨어졌다고 했다.

심층 인터뷰 결과를 분석해보면, 부모의 경제력이 낮거나 주거가 불안정할수록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경제력이 중하층과 빈곤층에 속한다고 답한 이들 가운데 66.7%와 47.1%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한 반면, 중상층 이상에 속한다고 한 이들은 38.1%로 비율이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부모의 경제력이 중간층 이상이라고 한 청년들도 우리 사회가 낙오자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데 대한 공감대는 강한 편이었다. 중상층 이상 가정이라 답한 여대생 김영혜(가명)씨는 “우리나라는 결과로 인정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좋은 직장에 가거나 취업이 안 되면 낙오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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