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비가 없어 부천지역 한 여성단체 사무실에 보관 중인 부천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 예정 터인 안중근공원에 임시로 세워둔 모습. 부천시의회 제공
재모금 6일 만에 목표 40% 넘어서
작년 모금 안돼 기림비 창고에 방치
작년 모금 안돼 기림비 창고에 방치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 이후 주춤했던 부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설치비 모금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부천희망재단은 지난 7일 시작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설치비 모금액이 12일 오후 3시 현재 목표금액 1500만원의 40%를 넘어선 619만6520원이 모금됐다고 이날 밝혔다. 설치비 모금 첫날인 7일 55명, 8일 57명 등 부천시민 137명이 참여했으며, 기금은 5000~2만원이 주를 이루었고, 10만원 이상도 눈에 띄었다.
부천희망재단 관계자는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에 대한 반대 여론을 반영하듯 시민들 참여가 뜨겁다”며 “입금자 중에는 이름 대신 ‘해냅시다’, ‘두딸의 아빠’, 모임단체 등도 적혀 있었다”고 전했다.
부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건립은 부천시여성연합회 중심으로 2014년 3월 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시작됐다. 2014년 7월 프랑스 앙굴렘 만화축제에 참여해 외국인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만화 전시작품이 계기였다. 건립추진위는 이후 ‘부천형 기림비 건립’안을 확정하고 시민모금을 통해 마련한 2540만원으로 지난해 7월 소녀상을 만들고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안중근공원에 세우기 위한 관련 절차까지 마쳤다.
하지만 설치비 모금이 되지 않아 부천의 한 여성 단체 사무실에 기림비를 보관해왔다. 와중에 한-일 협상과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 문제가 쟁점이 되자, 부천시의회 정재현 의원이 시민모금운동 재개를 제안했다. 부천희망재단은 모금계좌(농협 301-0147-9335-01)를 개설하고 누리집에 입금자와 금액 등 모금 현황을 매일 공개하고 있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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