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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소녀상 지키자” 서울광장에 울려퍼진 ‘한일 합의 무효’

등록 2016-01-09 17:42수정 2016-01-09 17:53

사진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사진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1천여명 시민 “한일 위안부 합의 원천 무효” 거리행진
효자연합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해 올바른 역사 배워야”
머리엔 노란색 나비모양 머리핀을 꽂고 손에는 보라색 손팻말을 들었다. 강추위에 얼어붙은 입술 사이로 “소녀상을 지켜내자”, “한일협상 무효다” 구호가 연이어 터져나왔다. 무대엔 하늘색 목도리를 두른 석고 소녀상이 의자에 앉아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들을 묵묵히 지켜봤다.

낮 최고기온이 영상 2도께에 머문 토요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1000여명(경찰추산 600명)의 시민들이 모여 “한일합의 원천무효”를 외쳤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한일협상폐기 대학생 대책위원회를 비롯한 각계 시민사회 단체들은 이날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선언 국민대회’를 열고 2시간30여분간 집회와 행진을 이어갔다.

사진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사진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모두발언에 나선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일본 제국주의 국가가 저지른 전쟁 범죄를 한국 정부가 나서서 지우고 있다. 뭐가 그리 급해 할머니들에게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일본 정부에게 전쟁 범죄로부터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줬는지 한국 정부에게 묻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윤 대표는 “다시는 일본 정부가 이런 전쟁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우리는 평화비와 추모비 세우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며 협상 후에도 시민사회의 저항은 계속될 것이라 밝혔다. 이어 무대에 오른 조영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은 “불가역적, 최종적이란 말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소녀상은 시민들의 것이고 이렇게 정부가 선언으로 끝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원천적으로 (이 협상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발언을 지켜보던 시민들 중 일부는 눈시울을 붉혔다. 경기 광주에서 왔다는 고교 2학년생 지아무개(18)양은 “박 대통령이 여성임을 내세워 대통령이 된 면이 있는데, 어떻게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에 공감하지 못하고 이렇게 무책임한 합의를 했는지 화가 난다”며 “내 나이 때 할머님들이 일본에 끌려가 수모를 겪고 고통을 평생 갖고 산 것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사진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사진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사진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사진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시민들은 저마다 준비해온 다양한 퍼포먼스를 벌이며 ‘12ㆍ28 한일협상’에 저항했다. 대회 중간에 무대에 오른 청년예술가 네트워크 소속 여성 예술인 4명은 검정 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고 무대에 올라 시를 낭송했다. 대한민국효녀연합에서는 카네이션을 준비해 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효녀연합에 이은 ‘효자연합’도 나타났다. 효자연합은 손팻말을 들고 “올바른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해서다”고 외쳤다.

집회를 끝마친 시민들은 바람개비를 들고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을지로, 종각을 지나 종로구 인사동 북인사마당으로 행진을 이어갔다.

김미향 권승록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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