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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수요시위 나온 시민들 “잘못된 합의” 한목소리

등록 2015-12-30 19:28수정 2015-12-30 22:33

위안부 합의 후폭풍
한-일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관련 합의를 선언한 뒤 첫 수요시위가 열린 28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시민들이 자리를 지켰다. 무엇이 이들을 거리로 이끌었을까?

윤한탁씨
윤한탁씨

“일제 강점기 떠올라…분하고 치욕스럽다”

■ 일흔살 노인 “일본군 기억 또렷한데…”

어린 시절 경남 산청군에 살던 윤한탁(77)씨는 일본군이 동네에 들이닥쳤던 기억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그는 “어느 날 일본군이 동네에 몰려와 옆집 누나들을 잡아가고 형님들을 징용해갔다. 다들 무서워 지리산으로 도망갔고 해방 이후 겨우 동네로 다시 내려왔다”며 그때를 생각하면 “분하고 치욕스럽다”고 했다. 윤씨는 “이 기억을 일본도, 우리 후손들도 잊어선 안 된다고 생각해 만든 게 소녀상이다. 철거는 일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경기 수원고 역사교사 강예은씨
경기 수원고 역사교사 강예은씨
“회담 결과 나오자 학생들이 진짜냐 물어”

■ 학생 질문 마주한 교사도

경기 수원고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 강예은(28)씨는 역사 동아리 학생 9명과 함께 나왔다. 강씨는 “회담 결과가 나오자 학생들이 교무실로 찾아와 ‘진짜냐’고 물었다. 이번 학기에 위안부 문제에 대해 수업하며 줄곧 ‘많이 아는 것보다 바르게 알아야 한다’고 가르쳤다. 우리 정부의 대응도 공부했다. 그런데 이런 협상 결과가 나왔다”며 허탈해했다.

와다 요시히로
와다 요시히로

“아베 사과? 그런 역사인식 있는지 의문”

■ 일본의 양심도 거리로

3년 전 연세대에 와 문학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와다 요시히로(31)씨는 “일본에서도 양심있는 시민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아베 신조 총리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에서 (이번 회담 관련해) 맨 처음 보도된 건 ‘돈을 얼마 낸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아베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사과해야 하지만 과연 그런 역사의식이 있는 사람인지 의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보라(오른쪽)씨
이보라(오른쪽)씨

“여성 대통령이 할머니 아픔 공감못해 화나”

■ “같은 여성인데, 왜” 궁금한 모녀

중3인 딸을 둔 이보라(46)씨도 협상 결과를 듣고 “여성인 대통령이 왜 피해 할머니의 아픔을 깊이 공감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씨는 “대통령께서 이렇게 무책임한 합의를 하셨다는 것에 화가 난다. 할머니들의 절절한 아픔을 깊이 공감했다면 나올 수 없는 합의가 아닐까. 계속해서 사죄를 유도하면서 일본의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게 지금의 과제 아니냐”고 말했다. 함께 나온 딸 김다인(15)양도 “엄마한테 ‘저 할머니가 내 나이 때 그런 일을 당하셨던 거야?’라고 물었다. 지금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주제가 ‘위안부 문제’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것도 문제고 청산되지 않은 것도 문제”라며 말을 이어갔다.

카넬리아 슈미트씨
카넬리아 슈미트씨

“일본 정부의 진심어린 후회와 반성 안보여”

■ 독일 유학생 “사죄, 우리와 달라”

올 8월부터 고려대에서 유학 중인 카넬리아 슈미트(23)씨가 수요시위에 나온 건 이번이 두번째다. 2년 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을 읽은 그는 독일은 역사적 과오에 대해 사죄하려 꾸준히 노력하는데 일본은 역사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그는 “여성의 인권과 인격을 유린하는 일이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 일본 정부는 진심 어린 후회와 반성을 피해자들에게 표해야 하지만 이번 협상은 전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미향 권승록 고한솔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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