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1036개교 확대…인기 높아
충북 괴산 소백산 자락에 자리잡은 연풍중학교 학생들은 좀처럼 ‘바깥 세상’을 만날 일이 없다. 전교생이 34명뿐인 작은 학교여서 외부 강사를 초대하는 일도 여의치 않은 연풍중에 최근 손님이 찾아왔다. 앱 개발 업체를 운영하는 ‘멘토 선생님’들이다.
산 넘고 물 건너오는 대신 멘토들은 원격 영상화면으로 아이들을 만난다. 아이들이 잘 모르는 새 직업을 설명해주고, 대화도 나눈다. 교육부가 지원하는 ‘원격영상 진로멘토링 수업’의 일부다. 연풍중에 다니는 김아무개 학생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은 서울 친구들이 부러웠는데 우리 학교에서도 영상으로 만날 수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진로 교육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농·산·어촌 학생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2013년 57개 학교에서 시작한 원격 멘토링 사업을 올해 전국 1036개 초·중·고교로 확대했다”고 3일 밝혔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수업 종합만족도 조사에서 학생과 교사한테서 모두 4.2점(5점 만점 기준)을 받는 등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여개의 직업군으로 구성된 멘토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 또는 장래 유망한 직업에 종사한다.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없는 범죄분석가, 조향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터 등이 재능기부에 나서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의 멘토를 확보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히는 게 관건이라 다른 부처·기업 등의 협업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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