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10명 중 9명가량은 우리 사회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그 근거로 ‘민주주의 후퇴’와 ‘경제적 양극화 심화’ ‘계층간 세대간 갈등’ 등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의 현실 지표 악화, 그리고 이를 해결할 정치 구조의 취약성을 꼽았다. 서울 강남구포이동 판자촌에서 바라 본 타워팰리스.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광복 1945 희망 2045] 전문가 조사
정치·경제 등 각계 102명 조사
사회 전분야 지표 악화 등 이유
“미래엔 나아질 것” 49%
정치·경제 등 각계 102명 조사
사회 전분야 지표 악화 등 이유
“미래엔 나아질 것” 49%
전문가 10명 중 9명가량은 우리 사회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고 있었다. 이는 일반 국민들보다 훨씬 비관적인 것이어서, 각종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못한 채 쌓여만 가는 현재의 한국 상황을 전문가들이 상당히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미래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절반가량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밝혀,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았다.
<한겨레>가 광복 70년 새해를 맞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 전문가 102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주의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할 때 우리 사회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전문가의 85.3%(87명)가 ‘우리 사회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답변은 14.7%(15명)에 불과했다.
특히 부정적 답변 가운데서도 ‘매우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46명)을 차지하는 등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현재 상황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일반 국민들에 비해 상황을 훨씬 비관적으로 진단하고 있었다. 일반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특별 여론조사(<한겨레> 1월1일치 3면)에선 10명 중 6명(60.5%)이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답변은 35.8%로, 전문가들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우리 사회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들은 대체로 ‘민주주의 후퇴’와 ‘경제적 양극화 심화’ ‘계층간 세대간 갈등’ 등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의 현실 지표 악화, 그리고 이를 해결할 정치 구조의 취약성을 이유로 꼽았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무역학과)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도전과 시련이 밀려오고 있으나, 문제를 인식하고 결정·집행하는 국가적 의사결정 시스템 자체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 상황을 전제하지 않은 우리 사회의 먼 미래 전망에 대해선 ‘지금보다 나아질 것’(49%)이란 의견이 ‘나빠질 것’(34.4%)이란 의견보다 14.6%포인트 많았다. “온갖 어려움을 이겨온 우리 민족의 저력”(백영서 연세대 사학과 교수)과 “높은 교육수준을 기반으로 양성된 우수한 인재”(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등에 대한 믿음이 전문가들의 ‘낙관론’의 바탕이 됐다. 전문가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이메일과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이뤄졌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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