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1945, 희망 2045] 국민 여론조사
젊은세대 ‘침몰참사’ 큰 충격 반영
모든 연령층 ‘5·18’을 3순위로 꼽아
젊은세대 ‘침몰참사’ 큰 충격 반영
모든 연령층 ‘5·18’을 3순위로 꼽아
1945년 광복 이후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20·30·40대는 ‘세월호 참사’를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60대는 ‘한국전쟁’을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겨레>가 광복 70년을 맞아 실시한 특별 여론조사에서 ‘광복 이후 일어난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을 묻는 개방형(주관식) 질문에 ‘한국전쟁’(15.5%)과 ‘세월호 참사’(13.9%)가 근소한 차이로 1, 2순위로 꼽혔다. 전체 국민이 한국전쟁과 세월호를 두 개의 주요 사건으로 꼽은 것은 나라를 되찾은 지 70년이 된 지금 분단과 성장지상주의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세대별로 살펴보면, 20대는 세월호와 한국전쟁을 꼽은 비율이 각각 16.9%와 13.2%였다. 30대는 세월호 14.6%, 한국전쟁 12.6%였고, 40대는 세월호 15.2%, 한국전쟁 10.6%였다. 50대의 경우에도 한국전쟁(16.6%)에 이어 적지 않은 비중으로 세월호(12%)를 꼽았다. 60대는 세월호(8.8%)를 두번째로 꼽았지만, 한국전쟁(23.6%)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20·30·40대들이 세월호 참사를 1순위로 꼽은 것은 기성세대가 기억하는 ‘한국전쟁’만큼이나 세월호 참사가 이들에게 미친 심리적·사회적 충격파가 컸다는 방증이다. 비교적 최근 사건이라는 ‘각인효과’ 탓도 있지만, 세월호 참사가 던진 숙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향후 한국 사회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0·30·40대들이 세월호 참사를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으로 꼽은 이유와 관련해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세월호 사건의 구조적 원인이 압축적 근대화의 가장 부정적인 결과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었으며, 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는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패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전쟁과 세월호 참사 다음으로 일반인 조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사건으로 꼽힌 것은 ‘5·18 광주민주화운동’(6.5%)이었다. 그 뒤를 이어 ‘10·26 사태’(4.1%)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2.3%), ‘노무현 대통령 서거’(2.1%) 등이 지목됐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건, 60대를 제외한 모든 세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3순위로 꼽았다는 점이다. 60대는 3순위로 10·26 사태(8.7%)를 꼽았다. 4순위는 세대별로 차이가 크게 갈렸다. 20·30대는 구제금융 사태(각각 2.8%, 5.2%)를 꼽았고, 40대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5.7%), 50대는 10·26 사태(6.7%), 60대는 5·16 군사정변(4.1%)을 꼽았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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