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검찰이 채동욱(56)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을 받고 있는 채아무개(12)군에 대해 ‘채 전 총장의 아들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채군과 어머니 임아무개(55)씨의 개인정보 유출에 관여한 청와대 인사들의 활동은 ‘정당한 감찰’이라고 결론 냈다.

채 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 등을 조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 서봉규)는 7일 임씨가 채군을 임신한 2001년 산부인과 기록과 채군의 초등학교 학적부, 지난해 채군의 유학 신청 서류 등에 ‘채동욱’이라는 서명이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채군이 채 전 총장의 아들인 점이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채군의 돌 무렵인 2003년 7월께 세 사람이 찍은 ‘가족사진’도 확보했다. 검찰은 “가정부 등 주변 인물들이 ‘채 전 총장이 집에 자주 찾아와 채군과 놀아줬고 돌잔치 때도 왔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채 전 총장이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일하던 2006년 3월 제3자를 통해 채군 모자에게 9000만원을 송금한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은 “유전자 검사가 없었지만 간접사실과 경험칙에 의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조선일보>의 채 전 총장 명예훼손 혐의를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채군 계좌에 1억2000만원을 송금한 채 전 총장의 고교 동창 이아무개(57)씨를 삼성물산 계열사 회삿돈 17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로 구속 기소했다. 채군의 어머니 임씨는 가정부 이아무개(62)씨를 협박해 빌린 돈 3000만원을 갚지 않고, 채 전 총장과의 관계를 내세워 사건 청탁 명목으로 1400만원을 받은 혐의(공동공갈 및 변호사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이씨가 임씨 쪽에 건넨 1억2000만원이 사실상 채 전 총장에게 준 뇌물인지는 계속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채 전 총장 뒷조사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조기룡)는 채군과 임씨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청와대 민정·교육문화·고용복지수석실 관계자 전원을 불기소 처분했다. 반면 지난해 6월11일 채군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조회한 조이제(54) 서울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 이를 부탁한 조오영(55)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과 송주원 국가정보원 정보관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채동욱 사건 수사, 흥신소로 전락한 검찰 [오피니언 #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