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61·사법연수원 14기) 검찰총장
김진태 검찰총장 ‘험난한 앞길’
김진태(61·사법연수원 14기) 검찰총장은 2일 취임사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앞에 놓인 길은 험난하다. 현 정권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은 채동욱(54) 전 검찰총장 관련 개인정보 불법유출 사건 수사에서부터, 내부 갈등이 극에 이른 검찰조직 추스르기 등 만만치 않은 과제가 놓여 있다.
검찰은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 관련 개인정보 불법유출 과정에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조아무개(54) 행정관이 연루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조 행정관의 ‘윗선’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정권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더욱이 검찰 안에는 ‘채 전 총장이 정권에 부담을 주는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쫓겨났다’는 생각도 많아, 신임 검찰총장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김 총장은 취임사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어떠한 시비도 불식하겠다는 각오를 새로이 다집시다. 검찰은 어느 누구의 편도 아니며, 오직 국민의 편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개인정보 불법유출 수사가 향후 ‘김진태호 검찰’의 정치 중립성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조직 추스르기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말 잇단 검사 비리와 이른바 ‘검란’ 사태로 큰 위기를 맞았던 검찰은 채 전 총장 취임 이후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 듯했다. 하지만 원세훈(62) 전 국가정보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뒤 채 전 총장이 취임 6개월 만에 혼외아들 의혹으로 낙마하면서 다시 혼란에 빠졌다. 이후 국정원의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한 특별수사팀과 검찰 수뇌부가 갈등을 겪으며 조영곤(55) 서울중앙지검장이 물러나고, 윤석열(53·여주지청장) 팀장이 징계위에 회부되기까지 했다.
김 총장은 이를 고려한 듯 취임사에서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지 않고 서로 신뢰하며 끊임없이 소통해 타당한 결론을 찾아가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부서와 직급, 출신과 학연을 떠나 마음의 벽을 허물고 하나로 힘을 모으는 단결된 검찰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김 총장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아들의 병역면제 논란과 전남 광양 땅 투기 의혹이 불거졌고, 야당 의원들로부터 삼성그룹의 관리를 받는 검사가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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