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정보’ 유출 서초구청 2인
청와대·국정원 ‘뒷조사’ 개입 의혹 커져
검찰, 조 국장 불러 ‘누구 부탁인지’ 조사
청와대·국정원 ‘뒷조사’ 개입 의혹 커져
검찰, 조 국장 불러 ‘누구 부탁인지’ 조사
채동욱(54)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과 관련해 개인 정보를 유출한 의혹을 사고 있는 서울 서초구청 임아무개 과장(감사담당관)이 곽상도(54)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과거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임 과장은 2003년 곽 전 수석이 서울지검 특수3부장으로 있을 때 같은 부서 소속 검사이던 이중희(46)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방에서 파견 근무를 했다. 임 과장이 곽 전 수석, 이 비서관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정원과 청와대가 채 전 총장의 개인 정보 유출에 직접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다시 커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곽 전 수석은 2003년 특수3부장으로 재직할 때 파견 나온 임 과장과 함께 근무하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검찰 관계자는 “곽 전 수석이 임 과장을 특별히 챙겼던 기억이 있다. 파견이 끝난 뒤에도 곽 전 수석이 임 과장 등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졌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과 관련한 <조선일보> 보도 다음날인 9월7일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가족관계등록부 확인 요청을 받고 등록부를 조회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곽 전 수석이나 이 비서관이 지난 6월에도 평소 친분이 있던 임 과장을 통해 채군의 가족관계등록부 열람을 조 국장에게 부탁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장영수)는 지난 20일 임 과장의 신체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이 제기될 당시 검찰 안팎에선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으로 청와대·법무부와 마찰을 빚은 채 전 총장을 정권 차원에서 ‘찍어내기’ 위해 곽 전 수석이 혼외아들 문제를 뒷조사했고, 관련 정보들이 국정원에서 나오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채 전 총장의 혼외아들로 의심받는 채아무개군의 가족관계등록부 유출 의혹을 받는 서초구청 관계자들이 원세훈(62) 전 국정원장 및 곽 전 수석과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속속 드러나면서, 청와대와 국정원에 의심의 눈길이 더욱 쏠리고 있다. 지난 6월 중순께 채아무개군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열람한 조아무개(53) 서초구청 행정지원국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따라 국정원 파견 근무를 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서울시 여러 구청 가운데 서초구청에서 채군의 정보가 유출됐고, 관련자들이 청와대 및 국정원과 인연이 있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미심쩍은 대목이 많다. 채군과 채군의 어머니 임씨의 주소지는 강남구다.
검찰은 이날 조 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조 국장을 상대로 누구의 부탁을 받고 채군 등의 가족관계등록부를 열람·유출했는지, 다른 정부기관과 관련이 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조 국장은 전날 <한겨레> 기자와 만나 “누군가의 요청으로 알아본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누구인지, 어떤 경위인지 말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또 채군 등의 항공권 발권 기록에 대한 무단조회 의혹과 관련해 이달 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채군의 학교생활과 관련된 내용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선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로그인 기록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김정필 김선식 기자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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